‘광주형 일자리’의 최초 모델인 현대자동차 광주 완성차 합작법인 투자사업이 주요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데다 노동계 반발도 강해 난항을 겪으면서 협상 시한이 국회예산심의 법정시한인 12월2일까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 협상단이 제시한 최종 합의문에 현대차가 “불리한 조건이 많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으나, 애초 노사민정 대타협과 4대 원칙에 원칙적으로 동의해 투자 의향을 밝힌 상황이어서 광주시의 협상력과 현대차의 결단이 어우러질 경우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8일 광주시 협상단과 지역 노동계에 따르면 이병훈 문화경제부시장을 중심으로 한 시 협상단은 지난 14∼15일 서울 현대차 본사에서 시와 지역 노동계의 이른바 ‘광주 합의문’을 토대로 끝장 협상에 나섰으나 일부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시 협상단은 이어 16∼18일 추가 실무 협의에 나섰지만, 역시 이렇다할 진척은 거두지 못한 채 협상 공전이 이어지고 있다.
적정 임금과 적정 근로시간,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는 미래형 생산차종 등을 놓고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동자 이사제 도입과 하청업체 적정 임금 보장을 위한 납품단가 현실화 등에도 입장차가 적지 않다.
합작법인의 대주주인 광주시는 당초 10월말을 골든타임으로, 11월15일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현대차와의 협상을 타결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 합의문을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모두 무위에 그쳤다.
시는 그러나 부처별 심의는 끝났지만, 각 중앙 부처의 동의가 있을 경우 예산소위원회 심사를 받는 것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열흘, 늦어도 2주일 안에 합의를 이뤄내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확보한다는 복안이다.
여야 갈등으로 예산 국회가 파행을 겪을 경우 예산심의 법정시한인 12월2일을 넘길 수 있고, 지난 국회에서 법정시한을 넘긴 경우 역시 많았지만 최대한 12월2일 안에는 현대차 투자를 전제로 한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정부와 광주시는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적 연착륙을 위해 임대주택·빛그린산단 진입도로·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공공어린이집·체육관 등 3000억원대 인프라를 깔기로 하고 우선 내년도 예산에 마중물 국비 101억원을 요청해둔 상태다. 또 이와 별도로 합작법인 출자금 명목으로 시비 590억원을 내년도 광주시 본예산에 편성했다.
협상이 최종 무산될 경우 국비와 시비 확보에 빨간불이 켜지고, 광주형 일자리가 닻을 올리기도 전에 침몰할 수 있는데다 정치적 부담도 커지는 등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극적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와 정부 부처는 물론 여야 각 정당도 광주형 일자리 지원에 초당적 합의를 이룬 데다 경직된 임금 구조와 장시간 노동 관행, 소모적인 노사관계, 원하청 양극화를 타파할 혁신적 시스템이라는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고 현대차 역시 기본적 원칙에 동의해 수개월전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의 협상력과 현대차의 통 큰 결단이 조합을 이룰 경우 전에 없는 혁신적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당초 지난 15일로 예정됐던 이용섭 광주시장과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과의 1대 1 또는 대표단 면담 역시 이 과정에서 재시도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시 협상단 관계자는 “여러 상황이 녹록친 않지만 미래 세대에 지속가능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양측이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이달안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데 모든 행정력과 협상력을 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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