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을 문화예술의 섬으로 바꾼 ‘1004섬 분재공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19일 03시 00분


압해도 송공산에 2009년 조성… 개장이후 관람객 90만명 다녀가
내년엔 애기동백꽃 축제 다시 열어

전남 신안군 압해도 송공산 기슭에 조성된 분재공원은 섬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신안군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군 압해도 송공산 기슭에 조성된 분재공원은 섬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신안군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신안군 제공
전남 신안은 ‘섬의 천국’이다. 유인도 72개, 무인도 932개로 ‘섬들의 은하계’라 불린다. 전남 목포 서북쪽에 자리한 압해도는 신안의 1004개 섬 중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섬이다. 송공산 남쪽 자락에 자리한 ‘1004섬 분재공원’ 때문이다. 230m의 송공산에 올라보면 올망졸망한 서남해 섬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바다 정원’이라는 멋진 풍광과 함께 아름드리 분재와 조각 작품, 그림 등을 둘러볼 수 있는 분재공원은 일본 예술의 섬 나오시마(直島)를 떠올리게 한다.

○ 예술의 섬 압해도

송공산 기슭 13ha에 조성된 분재공원은 섬에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신안군의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분재원과 야생화원, 수목원, 초화원, 저녁노을미술관, 산림욕장, 온실, 애기동백 군락지 등을 갖춘 분재공원은 2009년 개장 이후 관람객이 9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신안의 명품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분재원과 온실에는 금송, 해송, 소사, 철쭉, 주목, 향나무 등 2000여 점의 다양한 분재가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는 시가 5억 원짜리 주목과 팽나무 분재를 구경할 수 있다. 야외 전시장에서는 아프리카 석조 문화의 진수인 쇼나조각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쇼나조각은 아프리카 짐바브웨 조각공동체 ‘텡게넨게’에서 만든 현대조각 작품이다. ‘책 읽는 사람’ ‘지상의 천사’ ‘여인’ 등 테마 작품 100여 점이 관람객에게 예술적 영감을 심어준다.

저녁노을미술관은 천사섬 신안의 파도를 연상시키는 독창적인 건축미를 뽐내고 있다. 전시실에는 신안군 하의면 출신인 우암 박용규 화백이 기증한 작품 100점과 소장한 동·서양화 69점 등이 전시되고 있다. 미술과 교양서적 등 5000여 권이 비치된 미술관 내 북카페는 방문객들이 차를 마시면서 책을 볼 수 있는 휴식 공간이다. 아이들은 미니동물원에서 비둘기, 토끼, 앵무새, 닭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을 할 수 있다.

○ 사계절 관광명소 분재공원

분재공원에는 겨울철에도 관람객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빨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해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애기동백꽃을 보러 오는 관람객이 많기 때문이다. 애기동백은 분재공원 산책로(1.1km)에 5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잎과 꽃이 일반 동백의 절반만 하다고 해서 애기동백이다. 일반 동백꽃이 초봄에 피는 것과 달리 11월∼이듬해 1월에 꽃봉오리를 터뜨린다. 애기동백은 꽃이 장미처럼 활짝 피었다가 흩날리면서 떨어진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동백꽃은 더 환상적이다. 빨간 동백꽃 위에 살포시 내려앉은 눈이 마치 솜사탕처럼 보인다.

내년에는 분재공원에 또 하나의 명물이 들어선다. 신안군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재연한 석가산(단오섬)을 내년 상반기에 설치하기로 했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휴게소를 신축하고 특산물 판매장과 친환경 음식점도 마련할 계획이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분재공원은 자연을 소중히 하고 사랑의 마음으로 감상하며, 걸으면서 사색하는 아름다운 공간”이라며 “2014년 이후 중단됐던 애기동백꽃 축제도 내년부터 다시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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