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단속중 사망 논란…“발 잡아 머리부터 추락” vs “사실 아냐”

법무부 “강제력·추격 없었다…영상으로 확인돼”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19일 낮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부터 ‘미얀마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 요구 오체투지’를 진행했다.© News1

외국인 노동자가 불법체류 단속 과정에서 추락사한 사건을 두고 정부당국과 외국인노동자단체 간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외국인노동자단체 측이 정부 과잉 단속이 사망을 초래했다고 주장하자 법무부는 “강제력 행사나 추격은 없었다”고 즉각 반박했다.

법무부는 지난 8월22일 발생한 미얀마 노동자 A씨 사망사고와 관련 “사고에 대해선 유감의 뜻을 전하며 고인에 대해 삼가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법무부 직원이 미얀마인 딴저테이의 다리를 붙잡는 바람에 중심을 잃고 머리부터 떨어졌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20일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는 전날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청와대까지 ‘미얀마 노동자 사망 진상규명 요구 오체투지’ 행진을 벌였다.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정부의 단속 과정에서 위력 행사가 A씨 추락사고의 원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주노동자·시민단체 측은 정부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A씨가 창문으로 도주를 시도하자 단속반이 발을 잡아 추락사를 초래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법무부는 A씨가 단속반을 피해 창문에서 비계 난간으로 뛰어 무사히 착지했지만, 이후 맞은편 구조물로 재차 도주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22일 사고 발생 당시 미얀마 노동자 A씨가 식당 창문(사진 오른쪽)을 뛰어 넘어 쇠파이프를 잡고 비계 난간에 1차 착지하고 있다. (법무부 제공)© News1

법무부는 “당시 촬영된 영상에 그 모습이 확인된다”며 “이 과정에서 단속 직원의 강제력 행사나 추격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진료기록에 사고 이유가 ‘자살’로 적힌 경위와 관련 “병원에서는 사고 당일 건설사 직원만이 119 차량에 타고 먼저 도착했고, 법무부 직원은 그 이후 도착했기 때문에 입원 과정에 대한 상황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늑장조치 의혹에 대해서도 “사고 당일 12시5분쯤 단속이 시작됐고 사고가 나자 12시8분쯤 법무부 직원이 즉시 119에 신고했다”며 “이후 추락 장소가 비좁고 공사장 구조물이 얽혀있어 119구급대가 미얀마인을 끌어 올리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관련 조치가 늦었던 건 아니다”고 반박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