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김성수 “동생, 잘못한 부분은 벌 받아야”

‘강서 PC방 살인’ 김성수(29)가 살인 공범이라는 여론 비난을 받은 동생(27)에 대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도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21일 밝혔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되기 위해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김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한 김씨는 손을 떨며 취재진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긴장한 듯 숨을 몰아쉬기도 했다.

김씨는 “(피해자를) 때릴 때 동생이 피해자를 잡고 있었다”는 말에 “처음엔 동생이 그렇게 한 것에 대해 전혀 몰랐고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보여주고 나서 뒤늦게 알았다.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는데 동생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도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중얼거렸다.

이어 “심신미약이 아니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의사가 말한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씨의 정신감정을 진행한 법무부 치료감호소는 김씨가 심신미약 상태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김씨는 또 “가족한테 너무 미안하고 유가족분들에게도 죄송하고 고인께도 너무너무 죄송하다”며 “(유가족에게) 말이 닿지 않겠지만 계속 죄송하다”고 되풀이했다.

김씨는 범행 동기와 관련해 “당시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여서 저도 죽고 피해자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자리를) 치워달라고 한 게 잘못된 것이 아닌데 표정이 안 좋아서 저도 기분이 안 좋았다. 왜 그런 표정이냐고 하니 (피해자가) ‘왜 시비냐’고 반말을 했다. 그런 것들이 납득이 안됐다”며 “대화가 안 될 것 같아서 경찰에게 사장님을 불러 달라고 했는데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고 했다. 피해자가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넌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한 것이 제 머리에 남아서, 제가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억울함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디서부터 잘못됐는지 생각하면서 억울하고 과거의 생각들까지 나면서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 그냥 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피해자에 대한 두려움, 망설임이 사라졌다”며 “같이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4일 오전 강서구 한 PC방에서 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등의 이유로 자신과 말다툼을 한 아르바이트생을 수십차례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이후 김씨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으려는 전략이라는 비난이 확산됐다. 심신미약자를 엄하게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은 최초로 10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