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거친숨 몰아쉬며 적극 발언 “가족에게 미안”, 피해자 유족 보다 더?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21일 10시 21분


(뉴시스)
(뉴시스)
(뉴시스)
(뉴시스)
서울 강서구에서 일어난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29)가 이전과 사뭇 다른 태도로 사건 당시 상황을 적극적으로 밝혔다.

김성수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강서경찰은 김성수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전날 까지도 기자들 앞에서 눈을 감은채 힘없는 모습으로 단답형으로 말하던 김성수는 이날 처음으로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으로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했다.

그는 “그때(사건 당시)는 화가 나고 억울한 상태여서 저도 죽고 피해자도 죽여야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무엇이 억울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제가 (자리를)치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표정이 안 좋아서 저도 기분이 안좋았다. 왜 그런 표정을 짓냐고 하니까. 너 왜 시비냐고 반말을 하면서 화를 내서 그런 것들이 납득이 안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가 안될 것 같아서 사장님 불러달라 했는데 사장을 안불러 준다고 네가 부르라고 욕해서 경찰을 불렀는데 경찰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피해자분이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한 것이 제 머릿속에 남았다”고 격앙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그는 “내가 치워달라고 한 게 잘못인가 억울한 마음이 들고, 어디서 부터 잘못된 건지 생각이 들고, 그런것들이 억울하면서 과거 일까지 떠올라, 그냥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나니 피해자에 대한 두려움이나 망설임이 없어졌다. 같이 죽이고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성수는 말하는 중간 중간 연신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도 끝까지 발언을 이어갔다.

동생(27)의 공범 여부와 관련해서는 “(동생이 피해자를 잡은 것을) 경찰이 CCTV를 보여주고 나서 뒤늦게 알았다. 동생이 무죄라고 확신했는데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동생도 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신미약과 관련한 질문에는 “제가 그런 부분은 잘 모르기 때문에 의사가 말한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끝으로 “가족에게 너무 미안하고 유가족 부모님들에게도 너무너무 죄송하다. 제 말이 닿지 않겠지만 계속 죄송하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경찰은 이날 김성수를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동생을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사건현장을 찍은 폐쇄회로(CC)TV에는 김성수가 피해자와 몸싸움을 벌일 때 동생이 피해자의 허리를 양손으로 붙잡는 모습은 있으나, 김성수가 흉기를 꺼내 든 모습을 본 후에는 형을 붙잡으며 제지했고 주변에 신고를 요청했다는 점 등을 들어 동생이 살인에 공모했거나 방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강서구의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구 아르바이트를 하던 A 씨(20)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PC방 청소상태 등을 놓고 A 씨와 실랑이를 벌이다가 PC방을 나간 후 흉기를 갖고 돌아와 A 씨에게 수십차례 휘둘렀다. A 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