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신청하려 휴가까지 냈는데”… 항의 빗발에 “선착순 아니다” 공지
국공립유치원 운영시간 확대 추진
21일 학부모 A 씨는 회사에 휴가를 냈다. 온라인 유치원 원아모집 시스템 ‘처음학교로’를 통한 원아 일반모집이 이날 시작돼 원서 접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오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아 접속을 시도했지만 ‘서비스 접속대기 중입니다. 고객님 앞에 6436명, 뒤에 114명의 대기자가 있습니다’란 문구만 봐야만 했다. 간신히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도 로그인에 수차례 실패하다 오후 1시가 넘어서야 원서를 접수시켰다.
올해 사립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참여율이 크게 늘었지만 이날 오전 처음학교로 홈페이지에 15만 명의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접속이 지연돼 학부모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올해 처음학교로는 전체 국공립유치원 4782곳 중 비무장지대(DMZ)에 있는 1곳을 제외한 4781곳, 사립유치원 4088곳 가운데 2448곳(59.9%)이 참여했다. 각 시도교육청이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으면 행정·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고 하자 사립유치원이 앞다퉈 참여하면서 지난해 참여율(2.7%·115곳)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 오랜 시간 접속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처음학교로로 접수하면 편하다고 홍보하더니 서버 폭주할 건 예상 못 했냐”, “처음학교로 만든 사람 가만두지 않겠다”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학부모 항의에 교육부는 홈페이지에 ‘유치원 원서 접수는 21일 오전 9시부터 26일 오후 7시까지입니다. 선착순 접수가 아니며 접수 기간 내 접수하시면 정상 처리됨을 알려드립니다’란 공지를 띄웠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서버를 늘렸는데도 갑자기 사용자가 몰려 접속이 지연됐다”고 말했다.
일반모집 선발 결과 발표는 다음 달 4일 오후 7시다. 합격자 등록은 5∼8일이다. 지원한 3개 유치원에 모두 선발되지 않으면 대기자로 전환된다. 지원했던 유치원에서 결원이 생기면 문자메시지로 안내된다. 문자를 받은 대기자는 3일 이내 해당 유치원에 등록해야 한다. 또 대기자는 처음학교로에 등록하지 않은 일반 유치원에도 지원할 수 있다.
한편 교육부는 당정청 회의에서 국공립유치원의 종일반과 통학버스 운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국공립유치원이 사립유치원에 비해 통학 문제와 하원 시간 등 불편한 점이 있다”며 “국공립유치원 교육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교육부가 검토해 학부모들에게 제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시도교육청과 예산이나 운영 방향 등을 협의해 다음 달 ‘국공립유치원 500개 확충 계획’ 발표 때 같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