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생활을 접고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든 사람이 있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뷰티SNS 모바일앱 ‘코스미’(COSMEE)를 운영하는 코스모체인 송호원 대표(33)가 그 주인공. <뉴스1>이 그를 만나 의사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를 들어봤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송 대표는 재학시절부터 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1년간 의사로 일하다가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훌쩍 오른 이유도 이 때문. 스탠퍼드에서 MBA를 마치고 돌아온 그는 의사 가운을 입는 대신 지난 2014년 서울 명동에 화장품 가게 ‘후이서울’(惠首?)을 차렸다.
대뜸 물었다. ‘화장품 가게를 왜 차렸냐고’.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돈이 될 것같아서라고. 은행 대출을 받아 시작한 화장품 가게는 x년간 중국 관광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한국화장품을 선호하는 중국인들이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안 그는 온라인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맞춤형에 적합한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했다.
송 대표는 “화장품 방문판매를 시작하면서 고객관리를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 데이터가 사실상 회사의 자산이 됐다”면서 “누가 어떤 화장품을 좋아하고, 기초화장품을 선호하는지 색조를 선호하는지를 훤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던 와중에 송 대표는 블록체인을 접하게 됐고, 고객데이터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그는 “데이터를 블록체인화하고 그 데이터를 재판매하는 토큰 모델을 떠올렸다”면서 “리워드로 토큰을 지급하면 앱 안에서 회원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을 것같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소셜SNS를 운영하는 ‘코스모체인’은 그렇게 설립됐다.
올 2월 설립된 코스모체인은 지난 8월 ‘코스미’라는 모바일앱을 구글플레이 등 앱마켓에 론칭했다. 이 앱은 뷰티SNS다. 회원들이 글이나 사진을 올리면 그 내용을 서로 공유하면서 ‘좋아요’ 등 반응을 해준다. 아직 영상 업로드가 안되는 것이 살짝 아쉽다.
코스모체인은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앱에 화장품 후기를 남기는 회원들에게 토큰 ‘코즘’(COSM)‘을 보상으로 지급한다. 회원들은 이 ’코즘‘을 지닥, 코인제스트, CP닥스(DAX) 등 암호화폐 거래사이트 3곳에서 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다.
송 대표는 “모바일앱을 론칭하기전에 ’코즘‘ 토큰에 대한 자금모집(ICO)를 진행했고, 올 7월에 국내 3곳의 암호화폐 거래사이트에 상장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코스모체인은 지난 5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수십억원을 투자받아 설립초부터 주목을 받았던 기업이다. 송 대표는 이런 투자가 있었기에 ICO 프로젝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스미‘의 주 수익모델은 광고지만 고객행동패턴 등을 분석한 데이터를 판매하는 사업도 한다. 송 대표는 “개인마다 선호하는 화장품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는 맞춤형 광고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코즈미는 페이스북보다 더 정교한 타깃광고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또한 고객들의 성향이나 최근 선호도 등을 분석해서 판매하기도 한다.
그가 말하는 ’맞춤형 광고제공‘은 ’싫어요‘를 누르는 콘텐츠의 공통점을 분석한뒤 그 고객에게는 그와 유사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역으로 ’좋아요‘를 누르는 콘텐츠의 공통점을 분석한뒤 선호하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그는 “회원들이 글을 남기고 글을 읽고, 댓글을 다는 것이 모두 데이터 콘텐츠”라며 “앱을 론칭한 지 4개월 안팎인데 벌써 150만개 넘는 콘텐츠가 쌓여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앞으로 코스모체인의 사업외연을 더 확장할 계획이다. 뷰티 인플루언서를 육성해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삼고, 화장품 브랜드 ’리듀어‘도 키울 예정이다. 현재 중국에서 운영하는 온라인몰 ’후이서울‘과 연계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송 대표는 “선두주자가 후발주자에 밀리는 경우도 있지만, 훨씬 앞서나가는 경우도 있다”며 “뷰티 블록체인 선두주자로서 앞으로도 계속 한발씩 앞서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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