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울 방문 “환영” vs “국보법 위반”…갈등 격화되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1월 22일 16시 56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두고 최근 광화문 일대가 떠들썩하다.

김 위원장을 환영하자는 이들과 북한 지도자를 환영하는 건 국가보안법 위반이라고 반발하는 이들의 모임이 거듭 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1일 대학운동권 단체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은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을 결성했다. 이들은 “9월 평양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이 평양시민들에게 열렬한 환대와 환영을 받았다”며 “서울에서 회담이 열리면 우리 국민들도 환영해야 하는 것은 응당한 일”이라고 했다.

22일 서울 종로구 혜화역 4번 출구에서 홍보전을 시작하는 이들은 대학가 중심으로 김 국무위원장 서울 방문 환영 분위기를 만들 계획이다.

김 국무위원장의 환영 물결은 지난 7일 시작됐다.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 ‘백두칭송위원회’ 결성 선포식이 열린 날이다.

이들은 결성 의의를 설명하면서 “남북관계에 있어서 그리고 또 북미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를 만들고 있는 우리 김정은 위원장의 위대한 결단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응당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뜨겁게, 열렬히 환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무위원장 방남시 환영음악회, 통일박람회, 기념강연을 기획하고 단일기 배지와 스티커 등을 제작하는 것이 주요사업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일어나자 반대하는 단체들도 집결했다.

보수성향단체인 자유연대는 지난 16일 백두칭송위원회 행사 참여자 70여명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국본)도 지난 12일 이들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와 형법상 국기·국장모독죄로 고발했다. 이들은 “백두칭송위원회가 주적인 북한의 지도자를 찬양했으며 국기와 다름없는 성조기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백두칭송위원회가 다시 광화문에 모여 연설대회와 예술공연을 벌이자 국본을 주축으로 결성된 백두청산위원회가 맞불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모습을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 갈등의 사례라고 보고 있다.

김윤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적인 양극화, 개인의 파편화, 자기중심적 문화, 정치의 양극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사회 갈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통상적으로는 극소수에 불과한 이들이 세를 키우게 된다. 양측 모두 대다수 국민의 동의를 얻기 힘든, 극단적 주장을 하고 있는 백두칭송위원회나 그 반대세력이 바로 그런 예”라고 했다.

윤상철 한신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도 “온건세력들이 사회 헤게모니를 장악하지 못하고 갈등요소가 생기면 극우나 극좌세력이 자연스럽게 나타난다”며 “이들을 중재하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공론장이 제대로 마련돼 있으면 갈등 해소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윤 교수는 “이제 남녀 관련 이슈만 생기면 서로 공격하는 것에만 바쁜 것처럼 남북 문제도 비방만 하는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며 “타인의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내 의견만 맞다는 식의 태도가 팽배해지면 점점 더 사회갈등은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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