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얼마나 비슷했길래”…윤 前시장도 속은 보이스피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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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3일 1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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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한때 광주시정을 책임지던 윤장현 전 시장도 예외일 수 없었다.

윤 전 시장은 전직 대통령 영부인을 사칭한 사기범의 목소리가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권양숙 여사와 비슷해 쉽게 속아 넘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광주지검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윤 전 시장은 지난해 말 자신을 ‘권양숙 여사’라고 사칭한 A씨(49·여)로부터 한 통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권양숙입니다. 잘 지내시지요. 딸 비즈니스 문제로 곤란한 일이 생겼는데, 5억원이 급히 필요하니, 빌려 달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친분과 딸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에 윤 전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1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4억5000만원을 A씨의 딸 통장 등으로 보냈다.

윤 전 시장은 검·경 조사에서 “(A씨와) 통화까지 했는데, (권 여사와) 목소리가 비슷해 진짜 권 여사인 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권 여사를 사칭한 것은 물론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말투까지 흉내를 내는 수법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윤 전 시장이 이를 전혀 의심하지 않은 것이다.

윤 전 시장이 자신의 명의로 A씨 딸 등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것을 보면 설마 누가 자신을 속이겠냐는 방심이 이번 피해를 불러일으켰다는 목소리도 있다.

A씨는 한때 민주당 선거운동원 등으로 활동하면서 일부 자치단체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대전화 판매원 생활을 해온 A씨는 아들과 딸을 둔 기혼녀로 검거 당시 통장에는 잔고가 거의 없었다는 게 수사당국의 설명이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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