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몸길이 약 50cm의 아귀 배 속에서 플라스틱 생수병(500㎖)이 발견돼 충격을 준다.
지난 19일 부안 앞바다에서 꽃게와 고기잡이를 하는 어민 황모 씨(48)는 잡은 고기를 손질하던 중 몸길이 50cm가 넘는 아귀의 배 안에서 플라스틱 생수병을 발견했다. 그는 환경 운동가 겸 지역 활동가인 이인규 씨(53)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했고, 이 씨가 전북환경운동연합에 제보하면서 23일 알려졌다.
이 씨는 “아귀는 물고기를 통째로 삼키는 경우가 많아서 어민들이 손질할 때 배 안을 살펴보곤 한다. 이는 보통 부수입원이 되기도 한다”며 “황 씨는 이번에도 갑오징어, 장어 등 다른 생물이 있을 줄 알고 배를 갈랐는데 플라스틱 생수병이 나와 놀랐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귀의 배 안에서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나 볼펜 등이 종종 발견된 적은 있지만 생수병이 통째로 나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류의 영향으로 인천, 당진, 중국 황해 등지에서 부안으로 온갖 플라스틱 쓰레기가 흘러들어 온다”라며 부안 앞바다가 유독 해양 오염에 취약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사람들이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쳤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국내에서 부안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건은 나도 굉장히 놀랐다”라며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가 문제가 되는 만큼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상에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한편,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내 카포타 섬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몸길이 9.4m의 향유 고래의 위장에서 슬리퍼를 포함해 115개의 플라스틱 컵(750g) 19개의 하드 플라스틱(140g) 등 모두 합해 6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무더기로 나와 해양 오염의 심각성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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