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고향에선]‘담양 속 작은 유럽마을’ 메타프로방스, 오색 단풍으로 물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3시 00분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 조성된 메타프로방스는 ‘담양 속 작은 유럽마을’이다. 이곳에는 내년 말까지 호텔과 펜션, 청년창업공방, 전시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담양군 제공
전남 담양군 담양읍에 조성된 메타프로방스는 ‘담양 속 작은 유럽마을’이다. 이곳에는 내년 말까지 호텔과 펜션, 청년창업공방, 전시체험장 등이 들어선다. 담양군 제공
전남 담양군 담양읍 학동리 일대에 자리한 ‘메타프로방스’는 만추(晩秋)의 계절에 무척 잘 어울리는 유원지다. 빨간색 유럽풍 기와지붕과 곱게 물들기 시작한 뒷산의 단풍, 그리고 갈색 옷으로 갈아입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어우러진 풍광은 마치 액자 속에 담긴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20일 오전 찾아간 메타프로방스는 평일인데도 늦가을의 정취를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다정하게 걷는 부부, 사랑의 열쇠로 가득 채워진 벽에서 사진을 찍는 커플도 보였다. ‘담양 속 작은 유럽 마을’인 메타프로방스 조성 사업이 4년여 법적 공방 끝에 정상화의 길로 들어섰다. 건축 인·허가와 편입 토지 감정평가 등 절차가 진행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 ‘담양 속 유럽마을’ 메타프로방스

메타프로방스는 담양군 민선 6기 역점 사업이다. 관광 명소인 메타세쿼이아 길 인근에 민간자본 등 587억 원을 들여 13만5000m² 부지에 펜션, 상가, 호텔 등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메타프로방스는 ‘메타세쿼이아 전통놀이마당 유원지 조성 사업’ 중 2단계 사업이다. 담양군이 직접 시행한 1단계 전통놀이마당 조성 사업은 10월 말 현재 82%, 3단계 농어촌테마공원(어린이 프로방스) 조성 사업은 100% 완료됐다.

메타프로방스 사업은 2013년 12월 일부 토지소유자가 실시계획인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1심 법원은 “실시계획인가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년간 이어진 공방은 대법원에서 원고(토지소유자)의 손을 들어주면서 사업이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담양군은 다시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사업자를 재선정하고 공공시설 확대와 호텔 건립 등을 추가해 실시계획인가 공고를 냈다. 또 다른 토지소유자가 인가 무효 및 집행정지 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에는 법원이 군의 손을 들어줘 올 8월부터 사업을 다시 추진하게 됐다. 담양군은 감정평가를 통해 보상금액이 결정되면 편입 토지에 대한 보상에 나서고 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경우 내년 말까지 호텔과 펜션, 청년창업공방, 전시체험장, 상가 등을 건립해 2단계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 문화복지형 유원지 모델

현재 메타프로방스에서는 펜션과 식당, 커피숍, 공예품점 등 상가 65곳이 영업 중이다. 이곳에서 500여 m 떨어진 곳에 전국 최고의 가로수 길로 불리는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다. 담양에서 전북 순창까지 국도 24호선 8.5km 구간에 조성된 길 가운데 2.1km 구간을 산책이나 자전거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1974년 심은 나무는 높이 30∼40m에 이르는 아름드리나무로 자랐다. 가을이면 단풍이 든 메타세쿼이아가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메타프로방스 인근에는 전통놀이마당과 기후변화체험관, 곤충체험관, 어린이 놀이시설, 드라마 세트장 등이 있다. 내년 초에는 개구리생태공원과 에코허브센터가 개장한다. 담양군과 메타프로방스 입주 상인들은 사업이 완료되면 국내외 관광객이 대거 몰려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명석 메타프로방스 상인회장(61)은 “법적 공방으로 메타프로방스 사업이 지연되는 등 매출 감소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하루빨리 메타프로방스 사업이 정상 궤도에 올라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메타프로방스는 다음 달 ‘산타마을’로 변신한다. 12월 14일부터 30일까지 메타프로방스를 형형색색의 야경과 조형물로 꾸미고 산타축제를 연다. 공연과 포토존, 크리스마스 마켓, 거리 퍼포먼스 등 다양한 겨울 볼거리를 선사한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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