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대란’ 사흘째도 영업차질…“평일 장사까지 망치나”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6일 11시 15분


인근 상가 포스기 ‘데이터 오류’…카드결제 안돼
“카드결제 안된다 소식 알려지며 아예 발길 끊어”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로 IPTV·인터넷·전화·카드결제 불능 등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편의점에 카드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8.11.25/뉴스1 © News1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로 IPTV·인터넷·전화·카드결제 불능 등 통신장애로 인한 피해사례가 속출하는 가운데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한 편의점에 카드결제 불가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18.11.25/뉴스1 © News1

26일 ‘서울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사흘째 ‘통신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근 지역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카드결제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영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화재발생 인근지역인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는 도심의 대표적인 업무지구로, 일대의 소상공인들은 주로 평일에 출퇴근하는 직장인을 대상으로 영업을 한다. 이때문에 통신 오류로 애를 먹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평일 장사까지 망치게 생겼다”고 걱정했다.

충정로의 한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씨(50)는 포스기에 뜬 ‘데이터 오류’ 메시지를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는 “이쪽 지역에서 카드를 쓸 수 없다는 게 알려졌으니 유동인구가 아예 이쪽으로 오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호소했다.

김씨는 또 “일요일에는 평소의 3분의 1 정도 매출밖에 올리지 못한 것 같다”며 “계좌이체를 받는다고는 해도 KT를 쓰는 손님들은 휴대폰을 쓸 수 없으니 그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KT가 예고한 자영업자 보상대책에 관해서도 회의적이다. 김씨는 “정부와 함께 이야기를 하겠다는데 협의가 안 된 사항이라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겠고 막막하다”며 “보상을 해 주겠다고는 하지만 해 주겠나, 안 해주겠지”라고 꼬집었다.

같은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71)와 김모씨(64·여) 부부 역시 카드결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씨는 “인터넷은 되는 모양인데 전화는 아직도 먹통이고 전화선에 연결된 카드결제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대원 등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18.11.26/뉴스1 © News1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통신구 화재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경찰, 소방대원 등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2018.11.26/뉴스1 © News1

김씨는 “‘카드결제 불가’라고 가게 앞에 써붙이라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면 손님이 더 안 들어올 것 아닌가”라며 “단골에게는 외상을 주고 나중에 계산하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하다. 그렇다고 해서 가게 문을 아예 닫을 수도 없고 장사를 거의 못 하게 생겼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치킨배달을 주로 하는 설모씨(34)는 “주말 매출이 반토막났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오전부터 카드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했지만 가게 전화를 받지 못해 거의 배달을 나가지 못했다. 설씨는 “매출에 엄청나게 지장이 있다. 거의 장사를 못 했다고 보면 된다”며 “주말에 100만원 벌 것을 50만원 정도 못 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 일대 일부지역의 무선인터넷 역시 여전히 끊긴 상태다. 이날 서울 종로로 출근한 직장인 박모씨(40)는 “서대문역 부근으로 오니 무선인터넷이 되질 않았다”며 “아직 복구가 완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경찰·KT·소방·한국전력 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명확한 화재원인 규명을 위한 2차 정밀 합동감식에 들어갔다. 이날 감식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도 참여해 발화지점과 원인뿐 아니라 구체적인 법적 책임도 따져볼 방침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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