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일주일’ 예상했지만…복구 속도 빨라져
남은 2%·16% 가입자 불편 여전…보상논란도
대규모 ‘통신·금융 대란’을 불러온 ‘KT 아현지사 화재’ 통신망 복구가 사흘 만에 인터넷 98%, 무선 84%까지 완료됐다.
애초 소방당국은 완전 복구까지 최대 일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시민 불편 해소도 다소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KT는 26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인터넷 회선은 98%, 무선은 84% 복구됐다”며 “무선은 전체 2833개 가운데 약 2380개 기지국이 복구됐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완전복구까지)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은 소방당국의 예상치”라며 “일단 임시복구율이 100%에 달하면 피해를 입은 가입자들은 문제없이 인터넷과 전화를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KT·소방·한국전력·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구성된 합동감식팀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명확한 화재 원인과 법적 책임 규명을 위해 2차 정밀 감식을 시작했다.
화재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KT아현지사에는 수십명의 감식인력이 분주하게 오가며 소실된 지하 통신구를 분석 중이다.
앞서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전날(25일) 진행된 1차 합동감식 결과, KT 아현지사 지하 1층 통신구 150m 중 52% 상당인 79m가 화재로 소실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아현지사 통신구는 가로-세로 각 2m 크기로 총 150m 길이다. 지하1층에는 통신구 외에는 다른 시설이 없고, 사람 1명이 겨우 드나들 수 있는 구조다.
이곳에서 불이 나자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감지해 곧바로 신고에 들어갔지만 케이블을 감싸는 피복 등이 타면서 생긴 유독가스로 현장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관계당국은 전했다.
이번 ‘KT 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는 24일 오전 11시13분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 지하통신구에서 시작됐다.
불길은 10시간여 만에 모두 잡혔고, 인명피해도 없었지만 신실 지하 2m 아래 매설된 16만8000회선의 유선회로와 광케이블 220조 뭉치에 불이 붙으면서 통신과 금융이 일시에 마비되는 ‘통신대란’이 빚어졌다.
소방당국과 KT에 따르면 Δ북아현동 Δ냉천동Δ영천동 Δ창천동 Δ현저동 Δ아현 1·2·3동 Δ중림동 Δ만리 1·2가 등 서대문·마포·중구 총 14개 동의 인터넷과 통신이 모두 두절됐다. 또 은평구, 고양시, 여의도 일대도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끊긴 광케이블과 유선회로의 복구가 예정보다 빨라지고 있지만, 일부 상가의 카드결제 시스템이나 지하철역, 회사 내 통신망은 여전히 연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정로의 한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50)는 포스기에 뜬 ‘데이터 오류’ 메시지를 가리키며 “이쪽 지역에서 카드를 쓸 수 없다는 게 알려졌으니 유동인구가 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같은 상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씨(71)와 김모씨(64·여) 부부 역시 카드결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박씨는 “인터넷은 되는 모양인데 전화는 아직도 먹통이고 전화선에 연결된 카드결제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답답해했다.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을 지나던 직장인 박모씨(40)도 “서대문역 부근으로 오니 무선 인터넷이 되질 않았다”며 “아직 복구가 완전하지 못한 것 같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KT는 화재 하루 만인 25일 아현지사 화재와 관련 유선 및 무선 가입자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나 상인 등 비(非)피해지역에 거주하는 KT 이동전화 가입자가 많아 보상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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