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발생한 서울 KT 아현지사 화재로 유·무선 전화, 인터넷 통신 복구 작업이 주말을 넘겨 26일까지 이어지면서 한주 업무를 시작한 일부 기업들이 불편을 겪었다. KT는 “26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인터넷 회선의 98%, 무선 회선의 84%를 복구했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적지 않았다.
한국전력공사 마포용산지사는 26일 오후 1시까지 전화와 팩스가 복구되지 않아 고객 응대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전 서울지역본부는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통신망이 복구되기 전까지는 해당 지사에 용무가 있는 경우 중앙 콜센터로 문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서대문구에 있는 교보생명 법인본부에서는 인터넷과 팩스가 먹통이 돼 업무가 어렵게 되자 수십 명의 직원들이 인근 건물에 임시 사무실을 새로 꾸렸다.
업무 차질은 중소기업에도 이어졌다. 서울 용산구의 한 데이터복구업체는 이날 오전 10시 50분경까지 인터넷이 복구되지 않아 고객을 전혀 응대하지 못했다. 액세서리를 제작·판매하는 서대문구의 한 중소기업은 이날 오후 4시까지 인터넷과 전화가 연결되지 않아 직원들이 개인용 휴대전화를 테더링(스마트폰을 통해 PC를 인터넷에 연결하는 방식)해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주말 내내 피해를 겪은 자영업자들은 복구가 지연되자 불만을 터뜨렸다. 신촌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정모 씨(31)는 약국의 전화·팩스·전자처방시스템이 모두 작동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정 씨는 “손님들이 화가 많이 났다. 다른 통신사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이화여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A 씨(47)는 “카드결제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매출이 평소의 반 이상이 줄었다”며 “인터넷 복구율이 98%라는데 그럼 우리 가게가 하필 2% 안에 들었다는 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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