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춥거나 숨막힌 날’ 이어질듯
26일 서울 낮 최고 13도 ‘포근’, 수도권 미세먼지 ‘매우 나쁨’ 치솟아
“대륙성 고기압 세력 약화될 때 남서풍이 미세먼지 몰고와 정체”
지난주 첫눈을 동반한 추위가 지나자 이제는 미세먼지가 극성이다. 올겨울에도 추위와 미세먼지가 번갈아 오는 ‘삼한사미(三寒四微·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가 짙은 현상)’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기상청과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13.6도로 전날보다 4도가량 오르며 포근했다. 하지만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이날 오후 8시 현재 m³당 40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나쁨’ 수준이었다. 경기와 충북 일부 지역은 오후 한때 각각 132μg과 177μg까지 치솟아 ‘매우 나쁨’ 기준(75μg 초과)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22, 23일에는 일평균 m³당 10μg 안팎으로 ‘좋음’ 수준이었다. 그런데 25일부터 기온이 오르자 미세먼지 농도도 함께 짙어졌다. 27일은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2도∼영상 9도로 평년보다 3∼6도가량 높을 것으로 예보됐다. 초미세먼지 역시 강원 영동과 전남 경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전국이 ‘나쁨’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겨울철마다 온도가 떨어지면 대기 상태가 좋아졌다가 날이 풀리면 미세먼지가 짙어지면서 ‘삼한사온(三寒四溫)’ 대신 ‘삼한사미’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실제 지난겨울(2017년 12월∼2018년 2월) 동안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 이상인 날의 일평균 기온은 영상 1.3도였다. 반면 ‘보통’과 ‘좋음’ 수준인 날은 각각 영하 3.5도, 영하 6.9도로 추웠다.
‘삼한사온’이나 ‘삼한사미’는 모두 대륙 고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시베리아 지역의 대륙 고기압 세력이 강해지면서 한반도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때 차갑고 강한 북서풍이 불면서 기온이 낮아지는데 이런 대륙 고기압의 세력 확장과 쇠퇴가 3, 4일 간격으로 반복된다.
김용범 대기질통합예보센터 사무관은 “대륙 고기압 영향을 받을 때에는 강한 바람에 국내 미세먼지가 국외로 밀려 나가지만 세력이 약해지면 대기가 정체되고 남서풍 계열의 바람이 불면서 국외 미세먼지까지 유입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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