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 사립고 특혜시험 논란… 학부모들 항의하자 재출제후 시험
교육청 “입시 영향 없지만 감사”
경북 구미의 한 사립 고교가 같은 재단에 속해 있는 중학교 교장의 중3 아들에게 자체 경시대회 시험을 먼저 치르게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해당 고교는 문제를 다시 출제하고 시험을 일주일 연기해 치렀다.
26일 경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구미의 사립 A고교는 지난달 27일 도내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영어 학력 경시대회를 치를 예정이었다. 올해로 5회째인 이 학교 경시대회는 입상자에게 상금과 각종 혜택을 준다. 입상자가 학교에 입학하면 특설반 입실 자격을 주고, 겨울방학 때 일본 해외 문화 탐방의 기회를 제공해 매년 도내 중3 학생 수백 명이 응시한다.
그런데 경시대회를 하루 앞둔 지난달 26일 시험 일정이 돌연 일주일 연기됐다. 시험 사흘 전인 지난달 24일 같은 재단 소속 중학교에 다니는 승마 특기생 B 군이 먼저 시험을 치른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B 군의 아버지는 해당 중학교의 교장이다.
해당 고교의 교장은 재단 설립자의 첫째 손자며느리가, 중학교 교장은 둘째 손자가 맡고 있다. 고교 교장이 중학교 교장의 형수다.
학교가 재단 설립자의 증손자인 B 군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학부모들의 항의가 쇄도했다. 결국 학교는 문제를 바꿔 이달 3일 시험을 치렀다. 일주일 연기된 시험에는 신청자 312명 중 203명이 응시했다.
A고교 관계자는 “B 군이 승마대회 일정과 겹치면서 시험을 포기했다”며 “경시대회의 난이도를 확인하기 위해 보안 유지가 용이한 B 군에게 먼저 시험을 쳐보게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홍보를 위한 자체 경시대회인 만큼 고교 입시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면서도 “특혜 의혹이 불거진 만큼 감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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