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의 신’ 이상종 파기환송심서 징역 9년…“피해규모 크다”

“피해자 400명·피해규모 400억…고통 겪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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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원대 사기·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종 전 서울레저그룹 회장(61)이 파기환송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회장의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서울레저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피해자들의 돈을 편취해 재산상 이익을 취하고,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피해자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했다”며 “피해자가 400명에 이르고 피해규모도 400억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 금액과 범행 수법, 범행 경위를 볼 때 죄질이 좋지 않다”며 “또 피고인은 상당 기간 피해회복을 못한 채 도피생활을 해 피해자들이 재산상 피해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겪게 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법원의 경매계장 출신인 이 전 회장은 2000년대부터 부동산 투자를 시작으로 경매투자가 계속 성공하면서 ‘경매의 신’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러나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위기를 맞은 이 전 회장은 여기저기에서 돈을 끌어다 썼다.

이 전 회장은 자신이 세운 ‘서울GG아카데미’ 수강생들을 상대로 경매투자 기회를 제공해주겠다고 속여 9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이밖에도 413억여원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와 189억원대 횡령 혐의도 있다.

1심은 대부분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일부 업무상 배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10년으로 감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400여 명에 이르고 피해액이 430억원에 이르는 큰 규모의 범죄”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전북상호저축은행 인수사기 혐의에 대해 피해자가 이미 저축은행의 부실규모 등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보고 무죄를 판단했다. 다만 사기·횡령 등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은행의 부실규모 등에 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고 볼 마땅한 자료가 없다”며 “실사에 따른 자기자본이 적었던 것은 대손충당금을 금융감독원 실사기준에 맞춰 126억원 증가시켰기 때문이지 피고인이 없는 자산을 허위로 부풀렸거나 숨겨진 부채나 부실대출이 발견됐기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