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눈물 사과, 형제복지원 사건? “쥐새끼를 보약이라며 잡아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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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27일 18시 04분


사진=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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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은 27일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을 만나 사과하며 눈물을 흘렸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어떤 사건일까.

문무일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갖고 “과거 정부가 법률의 근거 없이 내부 훈령을 만들고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국가 공권력을 동원하여 국민을 형제복지원 수용시설에 감금했다”며 직접 사과했다.

문 총장은 “당시 김용원 검사가 형제복지원의 인권유린과 비리를 적발하여 수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검찰이 외압에 굴복하여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고 말았다는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기소한 사건 마저도 재판 과정에서 관련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못했다. 이러한 과정은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때 검찰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였다면 형제복지원 전체 인권침해 사실이 밝혀지고 인권침해에 대한 적절한 후속조치도 이루어졌을 것”이라며 “하지만 검찰은 인권침해의 실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렇게 피해 사실이 제대로 밝혀지지 못하고 현재까지 유지되는 불행한 상황이 발생한 점에 대하여 마음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만으로는 부족하겠지만 형제복지원 피해자분들의 아픔이 회복되기를 바라며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권이 유린되는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 본연의 역할에 진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진=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사진=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문 총장이 언급한 형제복지원 사건은 1975년 정부가 부랑인 수용 인원에 따라 보조금을 주기로 하자 부산 북구 주례동에 위치한 형제복지원이 더 많은 보조금을 타내기 위해 마구잡이로 수용자를 늘리면서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형제복지원 수용자는 최대 3100명에 달했다.

형제복지원 측은 원생을 천막에서 생활하게 하고 벽돌 나르기 등 하루 10시간 이상 중노동을 시켰다. 또 썩은 밥을 먹이고, 달아나다 발각되면 곡괭이 자루로 때리거나 살해한 뒤 뒷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를 성적으로 학대한 의혹도 받았다. 이 사건의 공식 사망자 수만 513명에 달한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1987년 3월 복지원을 탈출하려던 원생 1명이 직원의 구타로 사망하자 35명이 집단 탈출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그러나 원장 박모 씨가 징역 2년6개월 형을 선고받는 등 가벼운 처벌만 있었다. 박 씨는 2016년 사망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2014년 3월 형제복지원 사건을 파헤친 적이 있다. 당시 그알 측은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폭력·감금·영양실조에 시달려야했던 형제복지원생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공개했다.

당시 형제복지원에 수용됐던 피해자 중 한 명은 “당근 볶음이 나왔는데 이상한 걸로 볶았는데 석유냄새가 엄청났다”면서 “반찬은 당근 하나, 그 다음에 김치 하나였다. 김치가 이상한 김치였다. 먹지도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피해자도 “너무 오래 살았던 사람들은 배가 고프고 영양실조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쥐의 새끼를 보면 그게 보약이라고 산채로 먹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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