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결론 여파… 연내 4공장 증설 계획 등 올스톱
바이오·헬스케어단지 조성 차질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생산도시로 우뚝 선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가 고의 분식회계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 계획’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27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변경을 고의 분식회계로 결론 짓고 검찰 고발 등 후속 조치가 이뤄지면서 송도 11-1공구 개발계획을 수정해 세계 최대의 바이오·헬스케어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매립이 끝난 송도 11-1공구의 공동주택과 상업시설 용지를 바이오 기업 유치가 가능한 산업용지로 개발 계획을 변경해 바이오와 헬스케어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파트와 상가 중심의 도시에서 벗어나 고용 창출 등 경제 활성화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TP)도 송도 11-1공구에 바이오융합산업기술단지(18만4588m²)를 조성해 삼성 계열사 일부를 유치하는 연계 방안을 추진해왔다. 삼성바이오 협력사 등 바이오 관련 중소기업 157곳을 유치할 계획이다. 여기에 매년 2500여 명의 바이오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바이오공정전문센터)을 세우고 바이오의약품과 화장품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전문 쇼핑몰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삼성바이오는 인천경제청과 송도 11-1공구 내 약 33만 m²의 추가 부지 확보를 놓고 물밑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금융감독원이 올 5월 1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이 있다고 발표한 뒤 멈췄다. 여기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최근 삼성바이오에 대해 분식회계로 결론을 내리면서 투자심리는 급속히 냉각됐다.
삼성바이오는 지난달 1일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인 3공장 자체 검증을 완료하고 c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생산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안에 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졌지만 분식회계로 모든 계획이 멈췄다.
이 때문에 지역 인재 채용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해 500여 명을 채용했다. 인하대와 인천대 출신의 비중이 가장 많았다. 현재 2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고 바이오에피스 연구개발 인력을 포함하면 현재 3000여 명이 근무해 국내 의약품 제조회사 중 가장 많은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올해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지 않고 4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면 더 많은 인력 채용 계획을 세웠을 것이라는 게 인천경제청의 분석이다.
송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용량은 56만 L로 단일 도시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44만 L), 싱가포르(27만 L), 아일랜드(23만 L)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한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췄다.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 셀트리온을 비롯해 국내 1위 혈당측정기 제조사 아이센스, DM바이오, 아지노모도제넥신 등 합작 기업, 얀센백신, 올림푸스, GE헬스케어, 독일의 머크, 찰스리버래보래토리즈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이 생산, 연구시설을 송도에서 운영 중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글로벌 200위 기업인 프랑스의 생고뱅이 송도에 첨단바이오 공정 제조시설 착공에 들어갔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해 9월 송도를 바이오 생산 및 글로벌 진출 클러스터로 특화해 육성하겠다는 내용의 제3차 생명공학 육성기본계획을 발표했다”며 “삼성바이오의 기업 활동이 위축될 경우 송도 11-1공구 내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 등 세부 사업 추진이 동력을 잃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