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車에 화염병이 날아들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03시 00분


‘패소 판결’ 반발 1인 시위 70대
출근 차량에 불붙은 페트병 던져… 車 내부로 옮겨 붙지 않아 피해없어
현장서 체포… 경찰, 영장신청 방침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70대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청원경찰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① 70대 남성이 대법원장 차량으로 돌진하면서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있다. ② 화염병 투척 직후 
대법원장 차량에 불길이 일고 있다. ③ 청원경찰 등이 소화기로 급히 불을 끄고 있다. 김정수 씨 제공
2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70대 남성이 김명수 대법원장의 출근 차량에 화염병을 던졌다가 청원경찰에게 바로 제압당했다. ① 70대 남성이 대법원장 차량으로 돌진하면서 화염병에 불을 붙이고 있다. ② 화염병 투척 직후 대법원장 차량에 불길이 일고 있다. ③ 청원경찰 등이 소화기로 급히 불을 끄고 있다. 김정수 씨 제공
김명수 대법원장이 타고 있던 관용차가 대법원 정문에서 ‘화염병 습격’을 당했다.

27일 오전 9시 8분경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앞에서 김 대법원장을 태운 관용차가 잠시 정차하자 1인 시위를 하고 있던 남모 씨(74)가 차를 향해 다가왔고, 순간 화염이 일었다. 남 씨가 인화물질인 시너가 들어있는 500mL 용량의 플라스틱 페트병에 불을 붙인 뒤 차에 던진 것이다. 차 보조석 뒷부분 쪽에 불이 붙었지만 현장에 있던 대법원 보안관리대원이 소화기로 불을 껐다. 차 안에는 김 대법원장과 비서관, 운전사 등 3명이 탑승해 있었지만 불이 차 내부로 옮겨 붙지 않아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남 씨를 형법상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남 씨 가방에서 시너가 들어 있는 500mL 페트병 4개를 압수했으며, 남 씨에 대해 곧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남 씨는 경찰에서 “민사소송 사건과 관련해 (법원이) 내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화가 나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강원 홍천군에서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남 씨는 2013년 8월 자신이 제조한 사료가 친환경인증에 부적합하다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남 씨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 허위로 관련 문서를 작성해 위법한 처분을 내려 손해를 봤다며 대한민국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1, 2심 법원은 친환경인증 부적합 처분은 적법한 처분이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남 씨는 올해 7월 대법원에 상고했다. 법원에 따르면 남 씨는 9월 20일부터 대법원 앞에서 ‘공정한 재판을 촉구한다’며 김 대법원장의 면담을 요구하는 등 1인 피켓 시위를 벌였고, 지난달 4일부터 대법원 정문 인근에 텐트를 설치하고 노숙 시위를 했다. 지난달 10일에는 대법원을 나서던 김 대법원장의 차량에 뛰어들다 제지를 받았다. 이번 달 16일 남 씨 사건을 맡은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가 상고이유 부적합을 이유로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고 남 씨는 최종 패소했다.

수원지법 광교 신청사 신축 현장 방문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한 김 대법원장은 “왜 화염병을 투척한 것 같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김윤수 ys@donga.com·김정훈 기자
#화염병#김명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