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경수가 ‘안희정 당대표 만들자’ 제안” 주장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8일 14시 44분


드루킹 “김지사, 삼성·네이버 건드리지 마라고 해 불쾌”
보고서 전달 확인 안돼…안희정 진술은 김지사와 상충

드루킹 김모씨© News1
드루킹 김모씨© News1
김경수 경남지사의 전 보좌관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드루킹’ 김모씨(49)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들이 작성한 경제민주화 보고서를 읽고 거절하면서 “삼성과 네이버는 건들지 말라”는 입장을 김 지사를 통해 전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 지사의 제안을 받고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를 당대표로 만들기 위해 힘썼다고 말했다.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기소된 김씨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28일 열린 자신의 뇌물공여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지난 공판에서도 문재인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전달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드루킹 일당의 보고서를 전달받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김씨는 이날 공판에서도 작심한듯 관련 내용을 더 상세하게 밝혔다.

김씨는 “우리 조직(경공모)에서 가장 중요한 게 대통령 보고서였다”며 “김경수 지사는 대통령이 보고서를 봤지만 그런 방식으로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거절했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지사는 특히 우리 보고서 내용을 보고 ‘삼성이나 네이버는 건드리지 마라’ 고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해 나도 상당히 기분이 나빴고 더이상 문재인 정부랑 추진할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이 불쾌한 마음을 가진 상황에서 김 지사가 곧바로 “(문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당대표로 만들고 싶어 하는 듯 하니 그것을 도와주면 어떠냐”고 제안했다고도 주장했다.

김씨는 이 같은 제안을 수락했는데 이후 안 전 지사를 당대표로 만드는 사안을 두고 김 지사와 자주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2017년6월 이후 김 지사와 최소 3~4일에 한번 통화했다.

그는 “김 지사가 전화를 걸어와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안 전 지사를 설득하면 그때 움직여라’고 말했다”면서 “(김 지사가) 매우 기분 좋은 투로 말하면서 앞으로 문자든 전화든 내게 언제든 해도 좋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드루킹 김씨는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상대방이 자신의 전화를 받는지 안받는지를 두고 힘을 판단한다”면서 “김 지사가 아무때나 전화를 해도 좋다고 말한 것은 안 전 지사와 관련해 (내게 건) 기대가 상당했고 힘을 실어주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같은 주장은 김 지사의 입장과는 완전히 상충한다. 앞서 김 지사는 드루킹 측이 안 전 지사 초청강연을 준비했고 이에 문재인 후보를 도울 지지자 모임이라는 정도로만 소개했다고 밝혔었다.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팀은 이날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성원’ 김모씨에게는 징역 6개월, ‘파로스’ 김모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추징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또 김 지사 전 보좌관 한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을 구형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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