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 탓? 日 지치부시, 강릉시에 ‘직원 상호 파견’ 취소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28일 15시 59분


일본 사이타마(埼玉)현 지치부(秩父)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강원 강릉시와 직원을 상호 파견하기로 했다가 일본인들에게서 “강릉시에 소녀상이 있다”는 잇단 항의를 받고 이를 취소 요청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치부시의 한 지역 언론은 지난달 31일 강릉시와 직원 상호파견 협정을 맺고 다음달 강릉시에 직원을 파견할 예정이었지만 잇단 항의를 받고 강릉시에 취소를 요청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치부시가 5일 강릉시와의 직원 상호파견을 발표한 이후 ‘강릉에 위안부상(소녀상)이 있는 것을 아느냐’, ‘이제 지치부시에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등 항의성 이메일과 전화가 50건 넘게 왔다는 것. 이에 따라 지치부시는 ‘직원들의 안전 확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22일 직원 파견 취소를 강릉시에 요청했다.

강릉시가 받은 지치부시의 공문에는 ‘한일 양국 정세가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직원을 파견하면 신변 안전이 우려된다. 지금은 파견 시기가 좋지 않아 잠시 연기하고 싶다’고 적혀 있다.

강릉시는 협정을 맺은 지 1개월도 안된 시점에 취소 요청을 받아 당황하면서도 요청을 수락했다. 강릉시 관계자는 “당시 지치부시 쪽에서 정확한 이유를 말해주지 않아 최근 악화된 한일관계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나중에 강릉에 설치된 소녀상 등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안타깝지만 우리 입장에서도 일본에 파견할 직원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직원 교류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릉시와 지치부시는 1983년 자매결연을 하고 35년 동안 문화·스포츠 분야 등에서 활발히 교류해 왔다. 지난달 31일에는 매년 직원 1명씩을 6개월간 상호파견하기로 협정까지 맺었고, 이를 위해 강릉시는 6급 직원 1명을 선발하기도 했다. 지치부시도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관광과 해외전략 담당 직원을 파견할 예정이었다.

강릉에는 2015년 8월 강원도내 18개 시군 가운데 처음으로 경포3·1운동기념공원에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다.

강릉=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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