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유행… 환자 예년의 2배
독감과 증상 비슷한데 백신 없어… 11월 미국서 아동 10명 집단 사망
손 자주 씻고 이상땐 병원 검사를
고열과 결막염을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중심으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입원 환자가 예년의 2배 이상 늘었지만 인플루엔자(독감)와 달리 백신이 없고 해열제도 잘 듣지 않아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걱정이 크다.
질병관리본부는 전국 192개 표본감시 병원에 아데노바이러스 감염으로 입원한 환자가 지난달(올해 41∼45주차) 1861명으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집계를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수다. 매년 같은 기간 아데노바이러스로 입원한 환자는 △2015년 637명 △2016년 996명 △지난해 701명 등으로 올해 아데노바이러스가 크게 유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환자가 기침할 때 나오는 침방울(비말)로 주로 전파된다. 눈물이나 눈곱, 대소변을 통해서도 퍼진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크게 유행하는 것도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 모여 장난감이나 수건 등을 돌려쓰기 때문이다. 잠복기는 평균 5일 안팎이다. 증상이 심해진 뒤에야 등원을 멈추면 이미 다른 아이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
예방이 최선이지만 아직 민간용 백신은 없다. 손을 자주 씻고 유아용 젖꼭지나 그릇, 칫솔, 수건 등 개인물품은 돌려쓰지 않는 게 좋다. 어른들은 아이와 접촉하기 전에 반드시 손을 씻고 아이 주변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한다. 흡연이 아이들의 호흡기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되면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 3∼5일간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게 기본이다. 눈이 가렵고 빨개지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2차 감염으로 이어지면 폐렴으로 악화해 호흡곤란이 올 수도 있다. 이달 초 미국 뉴저지 주(州)의 한 재활센터에서는 입원 아동 10명이 아데노바이러스로 집단 사망했다.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 환자가 자신의 면역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대개는 일주일 사이에 낫는다. 중요한 건 중증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경과를 살피는 일이다. 목이 아픈 정도를 넘어 숨이 차거나 가슴이 답답하면 폐렴의 전조증후일 수 있다. 가래가 노랗게 나오면 세균 등에 2차 감염됐다는 뜻이다. 이 경우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이가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 부모가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병·의원을 찾아 필요한 검사를 받고, 감염된 아이는 당분간 어린이집 등에 보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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