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 50여개 단체가 모인 연대체인 민중공동행동의 ‘국회 포위 행진’을 법원이 인정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함상훈)는 30일 민중행동이 서울 영등포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민중행동이 다음달 1일 집회에서 예정했던 ‘의원회관 교차로~국회 5문 양방향 전차로’, ‘서강대교 남단~국회 5문(북문) 진행방향 전차로(850m)’ 경로 행진을 허용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시위로 인해 국회의원 등의 자유로운 국회 출입과 원활한 업무 수행에 현저한 차질이 발생하거나 국회의 헌법적 기능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위가 예정된 2018년 12월1일은 정기국회 회기 중으로 토요일이기는 하지만 국회의원실에서 주관하는 각종 세미나와 간담회가 예정돼 있다”며 “(시위대가) 국회 정문 건너편 도로에서 제한통고가 이뤄진 경로로 진입하려면 국회 정문 앞 양방향 도로 전체를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가예정 인원수가 약 1만5000명에 이르는 점 등을 함께 고려해보면 제한통고가 이뤄진 경로에서의 집회·행진도 허용할 경우 국회 내 통행에도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행진 내용과 시위 장소, 참가인원 등을 고려하면 시위대가 정체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이 사건 시위는 국회 정문 쪽 도로에서의 행진도 포함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시위로 인해 국회 담장 전체가 시위대로 둘러싸여 고립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제한통고가 이뤄뤄지 않은 경로로 집회·행진하는 것은 별다른 제한 없이 허용되어 있는 점에 비춰 이 사건 처분으로 집회의 자유를 현저하게 제한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영등포경찰서는 민중행동 집회·행진으로 국회 기능이 침해될 것을 우려, 지난 29일 기존 신고 행진로 중 국회 좌우측길인 ‘의원회관 교차로~국회 5문 양방향 전차로’, ‘서강대교 남단~국회 5문(북문) 진행방향 전차로(850m)’ 경로에 대한 제한통고를 했다. 민중행동은 이에 반발해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민중행동은 다음달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앞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2018 전국민중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2015년 11월 박근혜정부 당시의 민중총궐기 투쟁대회 이후 3년 만이다. 주최 측은 약 1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중행동은 사전집회 이후 ‘국회포위’를 내걸고 양방향 전차로에서 본집회를 계획, 행진을 위해 금지통고가 이뤄진 2개 경로 이외에 ‘의사당대로~국회 정문건너편’ 등 모두 3개 경로에 대한 집회 및 시위 신고를 경찰에 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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