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 격분해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 측이 항소심 첫 재판에서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검찰은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심리로 4일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강모씨(32)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강씨는 지난 6월 여자친구 A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헤어지자는 말에 화가나 A씨를 흉기로 145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의 신용카드를 훔친 후 680여만원을 결제한 혐의도 있다.
1심은 “청소년기부터 수많은 교정절차를 거쳤음에도 살인이라는 극단적 범행에 이르렀다”며 “교화에 한계가 있어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위치추척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검찰은 이날 “범죄 내용과 결과 등 제반 정황에 비춰볼 때 원심의 양형이 가벼워 항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강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피해자와 3개월간 동거하면서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갑작스러운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충동적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잔혹한 범행이지만 피고인이 사고로 인한 장애를 지니고 있고, 정신병력도 어느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행 후에 주점에서 술을 마신 것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모든 수입을 주고 카드를 받아서 사용해왔다. 갈취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금도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원심보다 가벼운 형을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강씨는 최후진술에서 “제가 지은 죄에 대해서는 죽어 마땅하다”며 “하지만 피해자의 이름으로 봉사하면서 열심히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울먹였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제가 그떄 제 정신이 아니었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며 “반성하고 깊이 뉘우치고 있으며 비록 피해자가 곁에 없지만 남은 생을 피해자 이름으로 봉사하며 살 수 있도록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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