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만점자 수를 공개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학년도 수능 채점결과’를 발표했다.
성 원장은 “올해 만점자 수는 9명으로 재학생은 4명, 졸업생은 5명”이라며 “계열별로 보면 문과가 3명, 이과가 6명”이라고 밝혔다.
초고난도 문항으로 논란이 된 국어영역에 대해 이창훈 평가원 수능본부장은 “국어 31번과 같은 경우에는 27~32번 문항 세트에서 상당히 긴 지문에다가 31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사고력이 요구되는 초고난도 문항”이라며 “앞으로는 과도하게 긴 지문과 사고력 과정이 과도하게 복잡한 문항의 출제는 내년에 지양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 본부장은 영어 1등급 비율이 상대평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어려웠던 이유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수험생들의 학습 준비도가 떨어졌고 (절대평가라는 점을 이용해) 90점 이상(1등급 기준)만 넘으려는 전략적 학습 태도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음은 성기선 평가원장, 이창훈 평가원 수능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수능 만점자 수는 몇명인가.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지난해에는 15명이었다. 올해는 난도가 높았다고는 하지만 총 9명이다. 재학생 4명, 졸업생 5명이다. 계열별로 보면 문과가 3명, 이과가 6명이다.
-앞서 국어 31번과 같은 문제는 지양하겠다고 했다. 또 난이도 급변은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출제기조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내년 수능은 어떻게 출제되는 것인가. ▶(이창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수능본부장)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출제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다만 올해 논란이 됐던 국어 31번과 같은 경우에는 27~32번 문항 세트에서 상당히 긴 지문에다가 31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당한 사고력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31번은 초고난도 문항으로 평가원에서도 이해하고 있다. 따라서 과도하게 긴 지문과 사고력 과정이 과도하게 복잡한 문항의 출제는 내년에 지양할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영어도 어려웠다. 앞으로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건지, 아니면 이번보다 조금 더 쉽게 출제할건지 궁금하다. ▶(이창훈) 그동안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일부에서 영어시험이 앞으로 쉬운 수능이 되지 않나, 이런 평가가 나왔다. 절대평가는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을 얼마나 잘 달성했느냐를 알아보는 시험으로 평가원은 판단하고 있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에는 고·중·저난도의 성취도가 존재한다. 따라서 절대평가라고 해서 ‘쉬운 수능이다’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다만 지난해 수능, 올해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서 1등급 비율의 변화가 많았다. 상당히 혼란스럽다.
평가원은 (이번 결과를) 현재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 검사지는 교육과정의 성취 기준에 기반해서 내고 있지만 수험생 모집단의 특성도 상당수 관계가 있고 본다.예컨대 수험생의 시험에 대한 준비도, 수험생의 시험을 보는 태도, 그 다음에 졸업생의 비율 등 다양한 변인 등이다.
(검사지는 기존과 같은 성취기준을 유지한 만큼) 이번에는 모집단 특성 변인을 출제진이 정확히 파악을 못 했다고 봐야할 것 같다. 향후 이 수험생 모집단에 대한 분석을 면밀히 해서 내년 이후에는 난이도가 안정적으로 출제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안정적인 시험이 될 수 있도록 어떤 노력을 한다는 건가. ▶(이창훈) 지금 말씀드린 것과 같이 현재 시스템상에 저희들이 다 가지고는 있다. 예를 들어서 출제원칙에 따라 검사지를 완성하면 그 과정에서 출제위원과 검토위원들이 예상정답률이라는 것을 만든다. 이를 토대로 검사지의 난도를 결정한다. 이때 예년의 출제기준을 유지하는 쪽으로 한다.
다만 이번 수능에서는 일부 영역에서 출제·검토위원의 예측력이 좀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하고 판단하고 있다. 국어와 영어의 특정 문항이 그렇다.
다만 영어와 관련해서는 수험생들이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10.03%)이 높다보니까 올해 수준을 다소 가볍게 본 경향이 있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지만 학습 준비도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또 시험을 대하는 태도, 즉 절대평가에서는 100점이나 90점이나 똑같은 1등급이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90점만 넘으려는 전략적 접근을 하고 있다. 이런 경향이 현장이나 많은 경로를 통해서 확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하겠다.
정리하면 출제·검토위원들의 예측능력을 조금 더 강화하겠다는 것, 모집단의 특성을 파악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국어 31번 문항의 정답률은? ▶(이창훈) 그것은 공개가 어렵다.
-앞으로는 전체적으로 국어 시험문제의 지문 길이가 줄어들고 초고난도 문항에 대한 난도도 좀 더 신경쓴다는 것으로 이해해도 되는 것인가. ▶(이창훈) 전체 글자수를 줄이고 전체적인 지문의 길이에는 큰 변화는 없지 않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한다. 국어 31번 문항과 관련된 27~32번 문항 유형은 과거에도 있었다. 문제는 사고과정의 복잡성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다.
-국어 31번에 대한 또다른 문제는 계열별로 유리한 분야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창훈) 31번 분석 결과로는 문·이과 유불리가 발생하지 않았다. 별로 공표한 적은 없지만 국어의 경우 이과생들이 문과생들보다 정답률이 높다. 높으면 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31번은 두 계열간 일반적인 차이보다 더 작다.
-절대평가가 꼭 쉬운 수능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점수경쟁 부담을 줄여주는 절대평가 취지를 훼손하는 거 아닌가. ▶(이창훈) 절대평가 도입 후 최고난도 문항 출제를 지양했다. 1등급 변별을 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다시 말해 앞으로도 출제를 안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다보니 모집단 특성이 변화했습니다. 학생들이 과거보다는 실제로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어시험을 대하는 태도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이유로 학생들이 실제로 1등급 비율이 줄어었다고 본다. 다만 이에 대해 좀 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교사들이 보는 학생들의 학업 태도 그 다음에 학업준비도 등을 면밀히 살피도록 하겠다.
-영어는 1등급 비율이 줄었지만 같은 절대평가인 한국사는 크게 늘었다. 같은 절대평가에서 왜 이런 차이가 났나. ▶(이창훈) 영어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다. 한국사는 이렇게 본다. 지난해 수능 1등급 비율이 하락했다. 그때 그 이후로는 수험생들이 한국사의 핵심 개념이나 원리 등에 대한 학습의 필요성을 많이 인식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 결과로서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수업, 학업준비도가 상당히 높아져서 올해 1등급 비율이 상승하지 않았나 보고 있다.
-과거에도 난도 예측을 못한 적이 있었을 것이다. 이 예측능력을 높이기 위해 평가원이 어떤 방안을 만들어왔나.
▶(이창훈) 워크숍 기능 강화다. 수능을 출제·검토위원들이 올 때에는 새로 오는 분, 경험 많은 분 등이 있다. 이분들이 참여해서 워크숍 기능을 강화해왔다. 다만 여러 번 언급한 국어 31번의 경우는 출제·검토진이 전혀 예측을 못 했다는 것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고 있다. 영어 난도 널뛰기도 그렇다. 현 시스템에서는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특히 영어 등에는 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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