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뜨거운 물이) 인도까지 차올랐다. 빗물이나 이런 게 아니라 라면 끓는 물처럼 100℃가 넘는 뜨거운 물들이 넘쳐난 것이지 않나. 용암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오르더라.”
4일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도로 지하에 매설된 온수배관 파열 사고를 목격한 시민 조성진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계속 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경기북부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 41분경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지하에 매설된 지역난방공사의 850mm 온수배관이 터졌다. 이 사고로 인근에 있던 차량 유리창이 깨지며 뜨거운이 물이 차량 안을 덮쳐 손모 씨(68)가 전신에 화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으며 시민 20여 명이 부상했다. 또 파열된 배관에서 95∼110℃의 뜨거운 물과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면서 이 일대 3만 m²가 침수됐고, 교통이 통제되면서 큰 혼잡이 빚어졌다.
조 씨가 운동 중 자녀의 전화를 받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건 4일 오후 9시 5~10분경. 조 씨는 “(밖을) 내다봤더니 소방차들이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다. 대관령 올라갈 때 안개 끼면 앞이 안 보이지 않나. 그런 상황처럼 건물들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증기가 가득했었다. 3~4층 정도의 높이는 거의 안 보일 정도로 자욱하게 수증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변에 워낙 뜨거운 물이 솟구쳐버리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 못 나오신 분들도 있었고, 지나면서 그 물을 맞았던 분들이 아마 화상을 입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많이 놀랐다. 그냥 비가 와서 하수관이 터진 그런 사고가 아니고 물이 끓는, 라면을 끓일 수 있는 100℃의 물이 도로로 높이 솟구쳐 오른 거였다”며 “실제로 가까이에서 봤던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엄청나게 공포스러웠더라. 냄새가 나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뿌연 안개 속에서 사우나에 갇혀 있는 그런 느낌이 도로에서 난 거니까 굉장히 위험하고 공포스러웠었다”고 전했다.
한편 고양시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로 인근 2800여 가구에 난방용 열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는 5일 오전 9시께 복구 작업을 끝내고 난방열 공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고양지사 측은 파열된 배관의 밸브는 잠근 상태라며,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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