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을 성폭행해 징역 1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의 자필탄원서 일부가 공개됐다.
4일 방송된 MBC ‘PD수첩’은 음주 등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주장한 범죄 사건들과 함께 오는 2020년 12월 만기 출소하는 조두순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8세 여아를 잔인하게 성폭행해 장기 파손 등의 심각한 상해를 입혔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심신미약을 인정해 징역 12년을 선고했고, 조두순은 2020년 12월 13일 출소할 예정이다.
이날 ‘PD수첩’은 조두순이 공판 당시 판사에게 썼다는 자필탄원서를 공개했다.
조두순은 탄원서를 통해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은 피고인이 강간 상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주장했다.
또 조두순은 “준엄하신 재판장님, 피고인이 아무리 술에 취해서 중구난방으로 살아왔지만 어린 아이를 강간하는 파렴치한 쓰레기 같은 인간이 아닙니다”라며 “그것도 백주 대낮에 교회의 화장실에서 철면피한 행위를 하다니요”라고 밝혔다.
이어 “정말 제가 강간을 했다는 증거가 있다면 피고인에게 징역형 외에 할수만 있다면 성기를 절단하는 형벌을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실적으로 주취감형, 만취상태임을 주장해서 손해 볼 게 전혀 없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만인 거고, 받아들여지면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을 테니”라며 “술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입증하겠냐는 것”이라며 조두순이 주취감형의 허점을 노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조두순의 1심 판결을 맡았던 판사는 ‘PD수첩’에 “그때의 양형 기준으로 볼 때 징역 12년은 저희 재판부 입장도 그렇고, 그 당시의 보편적인 양형 기준에 비하면 굉장히 중형이었던 사건이”이라며 “그런데 어떤 근거에서 심신미약 판결을 했냐고 물으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조두순의 만기 출소가 약 2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근 조두순의 얼굴을 공개하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검사와 경찰은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했고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조항은 2010년 4월 신설된 것으로, 2008년 12월 범죄를 저지른 조두순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대신 조두순이 만기 출소할 경우 향후 5년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인터넷 사이트 ‘성범죄자 알림e’에서 신상정보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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