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직무배제 위기…‘목사 무자격’ 法이 인정

사진=동아일보DB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위임 결정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확정되면 오 담임목사는 더는 위임목사·당회장·담임목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할 수 없다.

서울고법 민사37부(부장판사 권순형)는 5일 교인 A 씨 등 9명이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료회총회 동서울노회를 상대로 낸 위임결의 무효 확인 등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 소송은 2003년 10월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동서울노회가 오정현 목사를 사랑의교회 위임목사(당회장 담임목사)로 위임하면서 시작됐다. A 씨 등은 “자격이 없는 오 목사를 교회 대표자인 위임목사로 위임한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오정현 목사가 총신대 신학대학원 편목 과정을 졸업한 후 강도사 고시에 합격했다고 인정해 교단에서 정한 목사 자격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올 4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오 목사가 미국 장로교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학적부에는 신학전공의 연구과정을 졸업했다고 기재돼 있을 뿐 미국에서의 목사 안수를 받은 경력은 전혀 적혀 있지 않고 목사안수증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후 5일 파기환송심에서 사랑의교회 오정현 담임목사의 위임 결정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오 목사가 목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대법원 판단에 기초한 판결.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노회가 오 목사를 사랑의교회 위임목사와 당회장으로 결의한 것은 무효가 된다. 오 목사의 직무도 정지된다.

그러나 기독교 언론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사랑의교회 당회에서는 오정현 목사가 최종 패소할 경우를 가정해 ▲오정현 목사가 절차상 하자를 치유하기 위해 안수를 다시 받는 것 ▲오 목사가 총신대에서 편목 과정을 다시 이수하는 것 등 여러 대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