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병대-이병기 만난 사실 확인, 경위 조사 중”
김정만 전 부장판사, 통진당 가처분사건 신속처리 압박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61·사법연수원 12기)이 양승태 대법원에서 이병기 전 대통령 비서실장(71)과 만난 사실을 검찰이 확인했다. 박 전 처장은 고영한 전 대법관(63·11기)과 함께 6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받는다.
6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달 말 이 전 실장을 소환 조사해 2015년 4월 박 전 대법관과 만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만난 사실 자체는 확인했고 경위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 전 처장은 이 전 실장을 양승태 대법원의 핵심 추진사업이었던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 측 설득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공개한 ‘상고법원설명자료(BH)’ 문건에도 이 전 실장의 이름이 이같은 내용으로 언급됐다.
상고법원 설치에 대한 일종의 대가로 박 전 처장과 이 전 실장은 강제징용 사건을 논했을 것으로 보인다. 양승태 대법원은 ‘상고법원설명자료(BH)’ 문건에서 이 전 실장을 한일 우호관계 회복에 관심을 두는 인물로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청와대와 외교부에 “강제징용 재판을 대법원 전원합의체로 돌려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보고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전 실장은 2013년 10월 서울고법이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피해자들에게 1억원씩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린 직후 이같은 내용을 청와대와 외교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장이었던 김정만 전 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김 전 부장판사는 2015년1월 법원행정처 사법지원실의 한 심의관에게 전화해 광주광역시 서구선거관리위원회 등이 통합진보당을 상대로 제기한 재산 가처분사건에 대해 빠른 처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법은 당시 원고 측에 보정명령을 내린 상태였는데 행정처가 신속한 사건 처리를 압박하면서 보정명령이 선관위 쪽에 도착하기도 전에 법원에 선관위가 보낸 보정서가 접수됐다. 이후 보정서 접수 10여분만에 법원은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변호사 신분인 김 전 부장판사에 대한 범죄 혐의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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