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설 놓고 또 진영갈등…한반도기-성조기 맞불집회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7일 16시 12분


“서울 남북정상회담 성사로 평화 흐름 이어 나가야”
“김정은, 반국가단체 수장…처벌 아닌 입국 불가”

서울시민환영단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를 기원하는 ‘환영엽서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8.12.7/뉴스1 © News1
서울시민환영단 관계자들이 7일 오후 중구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서울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를 기원하는 ‘환영엽서 쓰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8.12.7/뉴스1 © News1

“남과 북이 하나되는 열망과 마음을 모아 한반도의 오랜 아픔을 지워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 피해자와 유가족, 아웅산 테러, 연평도 사건 등에 대해 한 마디 사과를 한 적이 없다.”

올겨울 가장 추운 한파가 밀어닥친 7일 오후 서울 도심 같은 하늘 아래 한반도기와 태극기, 성조기가 각각 나부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답방 가능성이 식지 않는 가운데 진보와 보수단체들은 각각 환영·반대행사를 열었다.

진보진영 낮 12시쯤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인근에는 300여장의 ‘서울 정상회담 환영 엽서’가 걸렸다. ‘서울정상회담·김정은위원장 서울방문 서울시민환영단’(환영단)이 서울 홍대 앞, 대학로, 신촌 등지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진행한 ‘환영 엽서쓰기 캠페인’의 결과물 4727장 중 일부였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평화’였다. “중국 안 가고 직진해서 백두산 한 번 가 보고 싶습니다”, “국기 그리기 어려워도 좋으니 한반도기가 통일조국의 국기가 되길”, “통일이 되면 평양에서부터 퀴어 퍼레이드를” 등 통일을 기원하는 시민들의 염원이 엽서에 담겨 내걸렸다. 평양 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통일이 멀다 하면 안 되갓구나”라고 적어내린 문구도 보였다.

엽서모집 캠페인에 참여했다는 임승헌씨(26)는 “우리가 평화통일을 바라고 한민족임을 마음 한켠에 느낀다는 것을 표현하고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마음이 다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정상회담이 잘 이뤄져서 많은 사람의 바람이 풀어지고 하나가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권혜선씨(57)는 캠페인 당시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적고 떠난 한 새터민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권씨는 “통일이 언제 될 지 모르지만 육로가 뚫려 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통일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일이다. 모두 힘을 합쳐 평화의 흐름을 깨지 않고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권순영 서울시민환영단 기획단장은 “정상회담은 양 정상이 진행하지만 잘 되는 분위기는 시민이 만든다고 생각해 이를 연결할 활동에 대해 생각했다”며 “어떻게든 남북 정상에게 시민의 마음이 전달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수단체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반대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8.12.7/뉴스1 © News1
보수단체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반대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2018.12.7/뉴스1 © News1

보수진영 오후 1시쯤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태극기시민혁명국민운동본부(국본)가 주최한 ‘김정은 방남 저지 집회’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곳곳에 성조기가 매달리는가 하면, 여러 개의 태극기가 나부끼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훌라송’이 차량 스피커를 통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국본은 성명서를 통해 “북한은 한국전쟁 피해자와 유가족, 아웅산 테러,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 연평도 사건 등에 대해 한 마디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며 “문 대통령은 한미일 동맹 강화를 외교안보 정책의 최우선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 김모씨(73)는 “사과한 적도 없는 북한 김정은이 내려올 때가 아니다. 도의가 없는 자다”라며 “젊은이들이 힘든데 김정은에게 세금을 날릴 때가 아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변호인 중 한 명이었던 도태우 변호사는 “북한은 정상 국가가 아니고 우리 헌법상 김정은은 반국가단체의 수장”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처벌받지 않고 입국한다는 것은 법체계를 무너뜨리고 혼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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