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수 前기무사령관, 건물 13층서 투신…검찰 “안타깝다”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7일 16시 41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7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소재 건물에서 투신해 숨졌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 전 사령관이 이날 오후 2시48분께 지인 사무실이 있는 오피스텔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은 송파구 가락본동에 있는 국립경찰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전 사령관이 뛰어내린 건물은 변호사 사무실이 많은 지하 4층, 지상 15층 건물이다. 이 전 사령관은 13층 내부에서 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물 입주 회사 직원인 행인이 최초 신고했고, 이 전 사령관은 발견 당시 머리에 많은 양의 피를 흘리며 쓰려져 있었다.

소방 당국은 오후 2시53분께 해당 건물에서 신고를 접수 받았으며, 오후 3시 현장에 도착했으나 사망 징후가 있어 경찰에 사건을 인계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전 사령관 지인이 있는 회사 직원을 불러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령관의 ‘세월호 불법 사찰’ 혐의를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은 투신 사망 소식에 “군인으로서 오랜 세월 헌신해 온 분의 불행한 일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 등 민간인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 등은 지난 2014년 4월부터 7월까지 기무사 대원들에게 세월호 유가족의 정치성향 등 동향과 개인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사찰하게 하고, 경찰청 정보국으로부터 진보단체 집회 계획을 수집해 재향군인회에 전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달 27일 이 전 사령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이 전 사령관은 “당시 군의 병력 및 장비가 대거 투입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부대 및 부대원들은 최선을 다해서 임무 수행을 했다. 한 점 부끄럼 없는 임무수행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 유가족 사찰도 임무수행의 일환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시 부대를 지휘했던 지휘관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대답은 하지 않았다.

이어 검찰은 보강수사를 거쳐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달 3일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앞서 기무사 의혹을 수사한 군 특별수사단(단장 전익수 공군 대령)은 지난 6일 기무사가 세월호 참사 당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민간인에 대한 무분별한 사찰을 했다는 내용의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수단에 따르면 기무사는 지난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6·4 지방선거 등 주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세월호 정국으로 당시 박근혜정부에 불리하게 여론이 조성되자 이를 조기 전환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과 대통령 지지율 회복을 위해 관련 TF를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기무사는 세월호 관련 청와대 등 상부 관심사항을 지속적으로 파악해 세월호 참사 이후 수차례에 걸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주요직위자 등에게 유가족 사찰 정보 등 세월호 관련 현안을 보고하고, 후속 조치를 지시받아 움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수단은 소강원(소장) 전 610부대장, 김병철(준장) 전 310 부대장, 손모(대령) 세월호TF 현장지원팀장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기우진(준장) 전 유병언 검거TF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민간인 신분이 된 이 전 사령관 등 피의자에 대한 수사는 서울중앙지검과 공조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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