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KAIST 총장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총장 재직 시절이던 2013년 해외 연구소와의 공동 연구 과정에서 시설 이용료 부당 송금과 자신의 제자 편법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동 연구 파트너인 미국 로런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가 이를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LBNL은 6일과 8일 본보와의 두 차례 e메일 인터뷰에서 “모든 절차는 미국 에너지부와 연구소의 절차를 따랐으며 부정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신 총장은 DGIST 총장 재직 중이던 2012년 LBNL과 공동 연구를 하기로 하고 MOU를 체결했다. 이후 2012년과 2014년에 연구협력센터가 세워졌고, DGIST는 LBNL의 첨단 연구 장비인 X선 현미경을 사용 시간 기준 50%까지 독점 이용할 권한을 얻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운영 부담금을 2013∼2018년 9회에 걸쳐 10만∼40만 달러씩 총 22억 원을 지급한 게 문제가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미국 국립연구소인 데다 계약상 원래 무상인데 부당하게 송금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렇게 제공된 돈이 2016년부터 LBNL 정규 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신 총장 제자의 인건비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신 총장과 제자 임모 박사, DGIST 교수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LBNL은 e메일 인터뷰에서 “X선 현미경은 원래 무상이 아니며 DGIST처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기관은 부담금을 내는 게 맞다”며 “DGIST는 다른 국가나 기관이 거치는 장비 사용 절차를 따랐으며, 비용도 통상적인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임 박사 채용에 대해서도 “LBNL의 채용 정책을 따랐으며 급여 역시 연구소의 표준적인 보상정책에 맞춰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DGIST의 송금액이 직접 제자에게 사용됐는지에 대해서는 “모든 자금은 LBNL의 정상적인 회계 경로를 통해 들어가 처리됐으며, 어떤 DGIST 자금도 연구자에게 직접 가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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