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송관 686㎞ 긴급점검 중 203곳 이상 징후 발견
황창화 사장 “업무시스템 전면 혁신·외부감사 청구”
한국지역난방공사가 고양시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를 계기로 안전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자회사를 만들고, 외주업체 소속으로 안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사고가 난 백석역과 동일한 공법을 적용한 443개 노후 온수관은 즉시 보강 또는 교체하며, 20년 이상 된 온수관로(686㎞) 구간 중 203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돼 정밀진단 후 교체 등의 후속 조치에 나서기로 했다.
황창화 공사 사장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열수송관 점검·진단 역량 강화를 위해 관로 및 감시시스템 점검 외주업무를 자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황 사장은 “위험한 업무를 외주화하는 관행이 구조적으로 내재돼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면서 “10여명 규모로 지금부터 설립 준비에 돌입해 내년 초쯤 마무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가스나 전기 부분에는 안전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관(가스안전공사·전기안전공사)이 있지만 지역난방에는 없다”며 “우리도 이러한 전문공기업을 만들겠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황 사장은 또 “자회사는 현재 외주용역업체 소속으로 열수송관 관로 점검을 하는 비정규 인력 112명을 모두 포함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열수송관 점검·감시 쳬계를 전문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황 사장은 지난 4일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관 파열 사고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고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난방공사는 이번 백석역 사고가 관로 연결구간 용접부 덮개 내구성이 낮아져 발생한 것으로 보고 이 관로와 같은 공법으로 시공된 온수관 443곳을 즉시 보강 또는 교체하기로 했다.
난방공사는 설치 이후 20년 이상 사용한 온수관 686km 구간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을 완료했고, 점검 중에 지열차가 섭씨 5도 이상으로 커 관로 내 온수가 외부로 많이 누출된 것으로 의심되는 203개 지점을 발견했다.
이 중에서도 지열차가 특히 커서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지점은 16곳으로 지목됐다. 이들 지점은 직접 굴착을 거쳐 지표투과레이더 등 전문 장비로 정밀진단을 거친다.
진단 평가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위해 지하매설물 관련 외부전문가로 ‘위원회’를 구성해 보수·교체대상 선정기준을 마련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Δ취약지점 Δ주의구간 Δ안전구간 등으로 나눠 차별적 조치를 시행한다.
이 모든 것을 바탕으로 온수관 안전도 분류에 따른 대상, 방식, 시기 등을 구체화해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내년 1월말에 내놓기로 했다. 열수송관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은 연 200억원에서 연 1000억원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다.
백석역 사고 피해자 보상과 관련해선 사망한 손모씨의 유족과 추가 보상 협의 중이며, 사고로 다친 55명의 피해자와도 신속한 보상을 추진한다. 건물·차량 등 재신피해에 대해서도 조만간 협의를 완료한다.
황 사장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관행에 안주하고 무사안일한 업무처리에 젖어 있던 임직원의 의식 전반과 업무시스템을 환골탈태의 각오로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모든 것을 원점(Zero-Base)에서 다시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철저한 자체 감사뿐만 아니라 필요한 경우에는 감사기관에 감사청구도 할 계획”이라며 “유가족 및 피해자, 불편을 겪으신 모든 고객들에게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하고, 더 이상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사고는 지난 4일 오후 8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 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열 수송관이 터져 발생했다.
지하에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돼 100도에 달하는 뜨거운 물이 솟구치면서 1명이 숨지고 55명이 다쳤다. 건물 침수와 차량 피해 등 74건의 재산피해도 접수됐고, 사고 인근 아파트 난방 공급이 10시간가량 끊기기도 했다.
(세종=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