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린 저녁.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정동의 한 유도관에 들어서자 입구부터 우렁찬 기합 소리가 들려왔다.
앳된 얼굴을 한 10여명의 학생들이 백색과 청색의 유도복을 입고 서로를 밀고 잡아당기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이들은 입시준비를 하면서 떨어진 체력을 키우고 조금 더 보람찬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운동을 택했다.
서울대 수시모집 합격자인 청석고 방서준군(18)은 “앞으로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인데 집에 있거나 나가 놀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친구들의 추천으로 유도관을 다니게 됐는데 막상 운동을 해보니 보람차고 다이허트에도 효과 만점이다”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학생인 조규태군(18)은 “그동안 입시준비를 하느라 운동과는 거리를 두고 있었다”면서 “처음에는 PC방을 다니며 시간을 보냈지만 운동을 시작하니 떨어진 체력이 좋아지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고 했다.
백곰유도클럽 이성규(33) 관장은 “사실 대학을 가서도 운동할 시간은 많지 않다. 수능이 끝난 뒤부터 대학 입학까지의 시간을 활용하려는 고3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며 “호신술도 배우고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를 메치기로 풀며 보람찬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 학원은 면허를 취득하려는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금성자동차학원 관계자는 “1년 중 수능이 끝난 지금이 원생이 가장 많을 시기”라며 “신규 원생의 90% 이상이 수험생일 정도로 많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여행을 다니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도 많다.
최근 구인구직 업체가 수험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수능이 끝난 뒤 아르바이트를 하고싶다는 수험생이 72.6%(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고, 여행 40.6%, 운동 27.4%, 운전면허 취득이 16.7%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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