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3만1216건 지적… 학교당 3건
48%가 회계위반… 학생부관련 7.5%
일선학교 “실명 공개 망신주기 우려”
교육부가 17일 전국 시도교육청이 실명으로 초중고교 감사 결과를 공개한 자료를 분석해 발표했다. 실명이 공개된 초중고교는 2015년 이후 종합감사(교육청이 2∼4년 주기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감사)를 받은 1만392곳으로 전체 학교의 90%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유치원에 이어 학교 감사 결과도 실명으로 공개했다”며 “현장의 자정 노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대한 감사 내용이 거의 없는 데다 99%가 처분을 완료한 상태여서 ‘학교 망신 주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총 지적 건수는 3만1216건으로 학교당 평균 3건이었다. 교육부는 감사 결과를 △예산·회계 △인사·복무 △교무·학사 △학생평가 △학생부 기재·관리 △시설·공사 △학교법인 등 7개 분야로 나눠 정리했다. 대부분은 예산·회계(48.1%) 분야였다.
학생평가(5.5%)나 학생부 기재·관리(7.5%) 위반 학교는 상대적으로 매우 적었다. 이번 실명 공개 자료에는 제보나 언론 보도, 감사원 조사 등으로 이뤄진 감사 결과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같은 사례는 빠진 것이다. 그 대신 기출문제나 학습지, 참고서 문항을 그대로 출제한 ‘출제 오류’(515건)가 많이 지적됐다. 학생이 결석을 했음에도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봉사활동 실적을 기록해준 사례 등은 총 942건 적발됐다.
교육부는 이번 실명 공개에 포함되지 않은 사안감사(특정감사) 중 지난 4년간 시험지 유출 사례는 모두 13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숙명여고와 서울 대광고, 부산과학고 등에서 벌어진 일이다. 같은 기간 학부모 교사가 자녀의 학생부를 허위로 기재한 서울 삼육고 등 학생부를 부당하게 정정한 사례는 15건이라고 공개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감사 결과를 실명으로 공개한 데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지방 A고 관계자는 “종합감사에서 에어컨이 설치된 벽면에 왜 페인트를 칠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며 “이런 감사 체제에선 문제없는 학교가 없을 것이다. 실명 공개로 학교를 불신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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