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검찰의 인권침해 및 수사권 남용 사건을 조사 중인 대검찰청 산하 과거사진상조사단의 조사를 방해하는 외압이 있었다는 폭로가 나왔다.
진상조사단의 외부조사위원인 김영희 변호사(52·사법연수원 31기)는 19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사 대상 사건과 관련된 검사 중 일부가 조사 활동에 대해 외압을 행사하고 있다고 단원 일부가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 등 외부조사위원 6명은 이른바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2000년)과 ‘남산 3억 원 관련 신한금융지주 사건’(2008년)은 조사가 이미 끝났는데도 과거사위원회 일부 위원이 조사단의 권고안을 문제 삼으면서 결과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를 인사 참고 자료로 반영하라는 권고 의견이 부적절하다거나 ‘검사의 중대한 과오’ 문구를 빼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가 조사 대상인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로부터 민·형사 조치를 취하겠다는 압박을 받아 조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용산 철거민 사건(2009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지난달 15일 조사팀에 재배당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 사건’의 경우 조사 기간이 부족하다고 건의하자 일부 위원이 ‘기한이 연장되면 사표를 내겠다’는 발언을 했다”고도 했다.
과거사위원회 관계자는 “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놓고 자유로운 토론과 의견 개진이 있었다. 단정적인 표현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발족한 진상조사단은 검사와 변호사, 교수 등 내·외부조사위원 4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과거사위원회가 권고한 15개 사건을 조사 중이며, 조사 기한을 두 차례 연장한 끝에 이달 31일 활동이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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