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빈곤 아동 94만명… 기본권 보장에 앞장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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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우산어린이재단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12∼14일 국회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아동의 미래, 집에서 시작합니다’를 주제로 개최한 사진전에 전시된 실제 주거 빈곤 아동의 주거 전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12∼14일 국회의원회관 제2로비에서 ‘아동의 미래, 집에서 시작합니다’를 주제로 개최한 사진전에 전시된 실제 주거 빈곤 아동의 주거 전경.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겨울철에는 화장실 온도가 거의 밖의 날씨랑 똑같다고 보시면 돼요. 그래서 겨울에는 날이 풀리지 않으면 목욕은 힘들어요. 머리는 그냥 차가운 물로 참고 감아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국내 주거빈곤 아동은 94만 여명으로, 전체 아동의 9.7%에 달했다. 그중 8만6000여 명은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고시텔 등의 비주택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아동복지전문기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아동 주거빈곤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아동 주거빈곤의 실태와 주거 빈곤이 아동권리에 미치는 영향’ 연구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재단의 경기아동옹호센터와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는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한국도시연구소, 서울사이버대, 협성대와 함께 주거빈곤 아동을 대상으로 실태조사·심층면접 등을 실시하고, 주거 빈곤이 아동의 기본권리인 생존권, 발달권, 보호권, 참여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주거 빈곤이 아동의 보호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보니 컨테이너, 비닐하우스, 고시텔 등 필수 설비가 부족한 비주택에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동의 성추행 피해경험이 늘었다. 이런 곳에서는 아동이 있는 가구만 단독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목욕실이 없어 성추행 피해 확률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주거빈곤이 아동의 생존권·발달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쪽방촌 같은 과밀 주거환경에서 지내는 기간이 길수록 가구원수당 식료품비가 줄어드는데도 스트레스 및 우울증으로 인해 아동의 비만지수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사교육비, 학교생활적응력, 학업성취도가 감소하고 가족 갈등은 증가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전문가들은 저소득층 아이들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거기본법에 아동에 대한 지원을 명시하고 최저주거기준 집행력 강화 등 정부의 지원정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재단 이제훈 회장은 “아동 주거빈곤을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실천적 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재단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정부·관계기관 전문가들과 함께 주거빈곤 아동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모니터링 및 제도개선을 위한 애드보커시 활동에 주력할 예정이다. 주거빈곤 아동 지원에 대한 문의 및 후원신청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으로 하면 된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나눔 다시 희망으로#사회#초록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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