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유가족들 “국회, 더이상 죽음 방치하지 말아야”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20일 14시 51분


국회 앞 기자회견…산업안전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통과 촉구

고 김용균 씨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고 김용균 씨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충남 태안군 소재 태안화력발전소 사고 희생자 고 김용균씨(24)의 모친을 비롯한 산업재해 유가족, 재난·안전사고 피해가족들이 “국회는 더 이상 죽음을 방치하지 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시킬 산업안전법과 기업살인을 막기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즉각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사망자 고 황유미씨의 아버지 황상기씨, 제주 현장실습 사망사건의 고 이민호씨의 아버지 이상영씨를 비롯한 피해 가족들과 이들의 진상규명 및 근로자 안전보장 사회활동을 도와왔던 태안화력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앞서 지난 11일 새벽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미 12명의 산재 및 재난·안전사고가 있었다. 그때 진상규명이 됐다면 (아들이) 이런 아픔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제도화를 통해) 진작에 막지 못한 원청, 정부에 죄를 묻는다.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발언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김씨는 또 “우리가 선택해서 당신들에게 나라살림을 맡겼으니 당신은 우리의 노동자다. 우리가 바라는 게 뭔지 진실로 파악하기를 바란다”면서 “돈과 권력이 있다해도 마음을 채울 수 없다. 훗날 임종 전 ‘한 세상 의미있게 살았구나’싶은 삶을 살았으면 한다”며 의원들의 발빠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해 11월 제주도 현장실습 사고 도중 산업재해로 사망한 고 이민호씨의 부친 이상령씨도 “아들 사고 후 그렇게 많은 정치인, 교육부총리까지 방문해 모든 걸 다 처리해줄 것 처럼 얘기했는데 지금 다들 어디갔는지 모르겠다”면서 “그 이후 지금까지 삼다수 사고, 태안사고가 났다. 이게 나라냐”며 울분을 토했다

태안화력사고 후 당정은 19일 국회에서 회의를 갖고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27일 통과시키도록 합의했다. 개정안에는 원청의 산업재해 책임 확대·산업재해 예방과 관련 제재 강화 방안 등이 수용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태의 태안화력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태안사고로 인해 당정이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을 내놨는데, 27일 통과시키겠다는 법안으로는 고 김용균씨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며 “분명한 대책을 가져오기 전에는 국회의원의 조문도 거부한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각 정당에 의견서를 전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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