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강릉 펜션 사고 발생 이후 교육부가 개인체험학습 운영현황을 조사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교사에게 강릉 펜션 사고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강릉 펜션 사고 피해 학생 빈소를 찾은 뒤 취재진을 만나 “(운영현황 조사 취지가)체험학습을 금지하거나 교사에게 책임을 묻자는데 있지 않다”며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교육청별 체험학습 절차·기준에 조금씩 차이가 있고 기본 안전점검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유가족도 선생님이 잘못한 것처럼 책임을 묻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강릉시 저동의 한 펜션에서 올해 수능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학생들은 17~24일 개별적으로 개인체험학습을 신청하고 강릉 펜션에 숙박했다.
교육부는 19일 전국 17개 시·도 긴급부교육감 회의를 열고 각 교육청에 “교외체험학습에 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며 “안전점검과 대책 마련이 어려울 경우에는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교육부는 “수능 이후 한 달여간 마땅한 프로그램 없이 방치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전수 점검할 것”이라며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교생이 장기 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 신속하게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교육부 방침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사실상 교외체험학습을 자제해달라는 얘기로, 이번 사고의 원인이 체험학습 자체에 있다고 보고 교사 또는 학교 측에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교육제도의 하나인 체험학습 탓으로 그 책임을 전가”,“정말 포인트가 벗어난 쪽으로 가는 듯. 아무리 봐도 수능 후 체험학습 문제가 아니라 펜션 측 안전점검 부실 문제가 맞는데 왜 그쪽으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 “체험학습 자체가 문제의 본질이 아닌데 왜 이렇게 일 터지면 엉뚱한 대책들만 내놓는 건지” 등이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송원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 대변인도 19일 페이스북에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께 드리는 긴급 제언’이라는 글을 게재해 “이번 사고는 ‘체험학습 학생 방치’에서 기인한 사고가 아니라, 해당 숙박업소의 ‘안전시설 미비’에서 비롯된 사고”라며 “그 점에서 최근 교육부총리가 학교가 마치 학생을 ‘방치’하여 사고가 일어난 것처럼 말한 것은 사건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완전히 잘못 짚은 경솔한 발언”이라며 교육부를 비판했다.
이어 “그런 잘못된 판단에 근거하여 교육부가 오늘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체험학습 관련 전수조사 보고를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한 것 역시 대단히 잘못된 것”이라며 “이는 마치 전국의 상당수 학교가 법령이 정한 기준과 절차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의심을 전제로, 대다수 학교와 교사들을 ‘안전 불감증 환자’ 또는 잠재적인 ‘안전사고 유발자’로 간주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라며 체험학습 관련 전수조사 보고 중지 등을 요구했다.
이에 조희연 교육감은 “공감한다. 좋은 아이디어,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강릉 펜션 사고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된 7명의 학생이 모두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대책본부장인 김한근 강릉시장은 20일 브리핑을 통해 “전반적으로 아산병원 5명 모두 차도를 보인다. (나머지) 원주 기독병원 학생들도 조금씩 호전되고 있다는 게 의사 소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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