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방뇨 60대 때려 숨지게 한 30대 형제에 징역형

법원 “범행 잔혹하고 피해자 사망해 실형선고 불가피”

식당 주차장에서 노상방뇨를 하던 60대를 때려 숨지게 한 형제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정창근)는 20일 상해치사·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형 오모씨(34)와 동생(31)에게 각각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8월26일 자신들이 종업원으로 있는 식당의 주차장에서 양모씨가 소변을 누는 것을 목격하고 항의하다가 양씨가 욕설을 하며 볼링공을 던지자 이에 격분해 위험한 물건으로 양씨를 폭행, 사망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인근에 있던 최모씨도 폭행해 최씨에게는 전치 10주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동생 오씨는 “형의 폭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최씨와 다소 실랑이를 했을 뿐 폭행에 가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최씨와 형 오씨의 진술, 사건 조사기록 등을 고려할 때 동생 오씨가 범행에 가담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이 다소 우발적인 것으로 보이고 동종 형사처벌전력이 없으며 피해자와 유족들이 다소나마 피해변제를 받고서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의사를 철회한 것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이라며 “형 오씨의 경우 자신의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건장한 30대 남성으로, 위험한 물건으로 60대 노인들을 무차별폭행하는 잔혹한 범행을 저질렀을 뿐 아니라 피해자들을 방치한 채 구호조치 없이 이탈해 양씨는 사망하고, 최씨도 중대한 상해를 입었다”며 “피고인들에게 부양가족이 있다는 사정을 고려해도 실형선고는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