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 母 “아들 동료들은 아직도 위험에 노출돼 있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 목숨을 잃은 고(故)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 추모제가 22일에도 계속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라고 외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촉구했다.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추모제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약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은 김용균 씨를 비롯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소복을 입고 결의대회에 나섰다. 참가자들 중 일부는 전날도 촛불 행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노숙 농성을 한 바 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면서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사기 정부가 아니라면 당장 나와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와 눈물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억 민주노총 금속노조 기아차비정규직지회 지회장도 “비정규직의 삶을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며 11월부터 문 대통령과 대화를 요구했지만 김씨가 떠난 뒤에도 답변이 없다”며 “20대 청년의 유언이 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반드시 이루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비록 우리 아들은 원통하게 갔지만, 아직도 아들 동료들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하루라도 빨리 위험에서 벗어나길 바랄 뿐”이라며 “다시는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나라가 책임 있게 행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자”며 각오를 다졌다.
함께 무대에 선 김용균 씨 아버지도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잘못된 원청 책임자들과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김용균 씨의 동상을 앞세우고 다시 청와대로 행진을 이어갔다.
한편 노동자 단체인 ’청년전태일‘ 소속 15명의 활동가들은 이날 낮 김용균 씨가 사고 당한 태안화력발전소 9, 10호기 안으로 긴급 진입해 2시간가량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고 김용균을 죽인 컨베이어벨트를 당장 멈추라” 등의 구호를 외친 뒤 자진 해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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