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들도 손주들을 돌보러 가거나 친구들을 자유롭게 만나러 다닐 자유가 있습니다. 고령자이기 때문에 운전을 금지하는 것보다 노인들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법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지난달 1일(현지 시간) 스웨덴 린셰핑 국립도로교통연구소(VTI)에서 안나 아눈드 도로안전연구원이 고령자 운전에 관해 강조한 말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고 건강하게 지내는 고령자도 증가하는데 단순히 연령 제한을 걸어 두고 일괄적으로 고령자의 운전을 제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고령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은 ‘교통복지’를 실현하기 위한 세계적인 과제다.
스웨덴은 고령자들이 어떻게 하면 편하고 안전하게 운전을 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노인이 운전을 하는데 지장을 겪을 질병이 없는 이상 건강한 사회생활을 위해 운전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고령자가 차량 운전면허증을 자진반납 하도록 유도하는 부산시의 정책이나 노령자에게 운전면허 검사를 강화하는 국내 방식과 반대다. 안나 연구원은 “연구 결과 단순히 고령자이기 때문에 사고율이 높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운전을 방해하는 질병이 문제이지 나이가 사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이에 상관없이 운전에 제약이 있는 질병을 가진 사람만 운전을 제한하면 된다는 것이다.
스웨덴은 고령자가 안전 운전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야간 시력이 좋지 않은 고령자는 낮 시간 동안 운전이 가능하도록 카메라 등 운전보조장치를 설치하고, 의사가 판단해 인지 능력이 감소했을 때는 수동 기능이 아닌 자동 기능 차량으로 운전하도록 유도한다.
스웨덴은 2010년 고속도로 중앙선이나 도로의 가장 바깥 차선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다. 차로를 벗어나면 운전자가 진동을 느끼게 만들어 졸음운전을 예방하고 운전에 집중하게 한다. 이후 울퉁불퉁한 차선이 설치된 고속도로에서 사망자와 중상자가 24% 줄었다. 안나 연구원은 “장기간 일직선으로 길게 뻗은 고속도로에서 운전자들이 장시간 졸지 않고 100% 집중해 운전하라고 강요만 할 수는 없다. 고령 운전자나 졸음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보다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차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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