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시각이라 피해 커…노후 건물 좁은 복도 탓도
25일 폐쇄 예정…같은 구역 내 업소 6곳 더 있어
2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5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강동구 천호동 성매매업소 건물 화재의 원인은 1층에 있던 연탄난로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전날(22일) 오전 11시4분 천호동 성매매업소 1층에서 불이 나 16분 뒤인 11시20분에 꺼졌다. 이 사고로 박모씨(50)와 최모씨(46)가 사망했으며 김모씨(28) 등 2명이 중상, 1명이 경상을 입었다. 유일하게 현장에서 구조된 B씨(27)는 경찰 조사에서 “잠을 자던 중 ‘불이야’라는 소리를 듣고 소방관의 도움을 받아 창문으로 탈출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인 가운데, 이차성 천호동 업주 집창촌 상인회장은 기자와 만나 “거기 연탄난로도 있고 해서, 과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부주의가 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펑’소리가 났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이미 불이 난 다음에 불이 옮겨 붙고나서 ‘펑’소리가 났다”며 “(폭발이)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5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진행된 1차감식 결과, 불은 1층에서 처음 시작됐다.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4일 오전 11시부터 소방, 국과수, 한전 등 관계기관들과 합동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차성 상인회장은 화재 대처가 꽤 빨랐는데도 피해가 컸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회장은 “이모가 바로 2층에 뛰어올라가서 사람들을 깨웠고, 소방차도 5분 만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 상인회장에 따르면 해당 업소는 지난달 27일 인근 업소들과 함께 소방점검을 받았으며, 업소에 소화기도 비치돼 있었다.
그럼에도 피해가 컸던 이유와 관련해 이 상인회장은 “일 특성상 다들 자고 있는 시각이기도 했고, 사고 전날 회식을 했었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더 못 일어난 것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해당 건물이 지어진지 50년가량 된 노후건물이었고, 복도가 좁아 화재가 났을 때 탈출이 어려운 구조였던 것도 인명 피해를 키운 한 요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난 건물은 성매매 업소로 사용되던 건물로, 1층은 방 3개를 포함해 대기실이 있고, 2층은 6개의 방이 있으며 여성들이 합숙소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은 ‘천호동 텍사스촌’으로 불리는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30~40년 된 건물들이 몰려있다. 해당 지역 건물들은 천호2지구 재건축 지역으로 철거가 예정돼 있었다.
이 상인회장은 “(인근 업소들이) 대부분 비슷한 구조”라며 “2구역에는 업소가 6곳 정도 남아 있고, 아직도 20~25명 정도가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5일까지 가게를 비우고, 철거는 내년 2~3월 중 할 예정이었으나 업종 특성상 갈 데가 없다보니 25일 이후까지 버텨볼까 하는 가게들도 많았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총 40명 규모의 전담팀을 편성해 화재원인을 규명하고 건축법 위반 등 관련법 위반 여부도 수사하는 한편,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지정해 여성단체와 긴밀히 협조하는 등 피해자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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