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운전 차보다 사람이 먼저다]김영태 국제교통포럼 사무총장
“전세계 하루 3500명꼴 교통사망… 사망자 3분의1로 줄인 한국 노하우
지구촌 교통안전 정착에 큰 도움”
“1년 정도 국제기구에서 일을 해보니 한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며 배운 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10월 9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본부에서 만난 김영태 국제교통포럼(ITF) 사무총장(사진)의 소회다. 그는 59개 회원국 교통정책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OECD ITF의 첫 아시아계 수장이다.
김 총장은 ‘교통사고 사망자 2000명대 시대’를 준비하는 한국의 경험이 세계 교통안전을 이끄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 내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ITF 교통장관회의의 의장국으로 ‘지역 통합을 위한 교통 연결성’을 주제로 회의를 이끈다.
그는 남북 관계 개선에 따른 남북 간 도로 연결 가능성에 주목한다. 김 총장은 “사실상 섬나라로서 폐쇄적인 육상교통을 갖고 있던 한국이 대륙과 연결되면 세계 교통안전 정책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도로를 연결하더라도 국가 간에 시설, 교통법규가 다른 것처럼 안전과 관련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조언했다.
1993년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국토교통부 교통정책조정과장이던 지난해 6월 ITF 회원국의 투표를 통해 사무총장으로 선출돼 지난해 8월부터 재직 중이다. 2007년 정회원국이 된 한국에서 첫 아시아계 사무총장을 배출한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2006년 출범한 ITF는 1953년 유럽 16개국이 제2차 세계대전 후의 교통시설 및 정책 재건을 위해 설립한 유럽교통장관회의(ECMT)가 모체이고, 유럽의 영향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 총장은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강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에서의 경험 때문이다. 그는 “한국은 1990년대 초반 한 해 교통사고로 약 1만3000명이 목숨을 잃던 나라다. 사망자 수가 지난해 4185명으로 감소한 건 세계가 감탄하는 성과”라며 “매년 전 세계에서 교통사고로 하루에 약 3500명꼴로 숨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를 2000명대로 줄이려면 보행자 보호를 위한 차량 속도 하향, 전 좌석 안전띠 착용, 고령자 보호 등의 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남녀노소 누구나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을 누리는 ‘교통복지’ 실현을 위해서다.
동아일보가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교통안전 캠페인 연속 보도 등 언론의 역할에 대해 김 총장은 “언론은 ‘교육’의 역할로 교통안전에 매우 중요한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언론은 정부가 파악하지 못한 교통안전의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힘이 있다. 언론의 넓은 시각을 통해 보다 다양한 교통정책이 발굴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총장의 임기는 2022년 8월까지다.
파리=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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