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정소식지 예산삭감 ‘발끈’…주민, 집행부-의회 대립 ‘우려’
예산 의결권을 가진 의회의 예산삭감에 관해 자치단체 간부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반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충북 보은군청 실·과장 등 간부 공무원들은 24일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군 의회의 예산삭감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군에서 매월 발행하는 군정 소식지(대추고을 소식지) 예산 전액 삭감을 먼저 문제 삼았다.
군은 지난 1976년부터 발행하던 반상 회보를 ‘대추고을소식지’로 변경해 매월 1회 타블로이드판 1만7000여 부(12면)를 발행해 왔다.
주민과 출향인사 등에게 무료로 배포하는 이 소식지는 국·도정과 군정의 새로운 시책, 의회 활동 상황, 군내 기관단체 활동 상황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러나 군 의회는 지난 18일 324회 2차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2019년도 예산을 심의·의결하면서 제작비 8892만원과 편집위원 취재비 144만원 등 군정 소식지 관련 예산 전액을 삭감했다.
군수가 편집위원회 결정사항을 뒤엎거나 작성한 기사까지 뜯어고치는 등 편파적이고 왜곡된 편집으로 군정소식지를 꾸미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자 군청 간부 공무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군정 소식지 예산뿐만 아니라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대추산업, 스포츠산업 관련 예산 삭감까지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추고을소식지’ 발행 예산 삭감은 군 조례를 위반하고, 군의 위상을 실추시킨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또 “보은군 조례에 매월 1회 발행하게 돼 있는 대추고을소식지 발행 예산을 군민이나 편집위원의 객관적인 의견 청취 없이 전액 삭감한 것은 군민의 알 권리를 박탈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회를 압박하거나, 의회에 불만을 표출하는 기자회견이 아니라고는 했으나 예산삭감에 관해 “주민 의견을 듣겠다”며 반발 의사를 표출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민은 군과 의회의 끊이지 않는 대립을 우려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61)는 “간부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나서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공식적으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군수와 교감이 없었겠느냐”며 “이들의 행동에 군 의회는 의원의 권한을 무력화하고, 의회를 경시하는 있을 수 없는 행동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군과 의회는 지난달 ‘군 행정조직개편안’을 놓고 크게 대립했다.
이 과정에서 의장과 군수가 감정싸움으로 비칠 수 있는 언쟁을 벌였으며, 의원과 간부 공무원들 사이에도 볼썽사나운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갔다.
(보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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