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사고, 배관 왜 어긋났을까?…전문 설비업자 견해는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24일 18시 16분


어긋나 있는 강릉 펜션 사고 내 보일러 배관. (뉴스1 DB) © News1
어긋나 있는 강릉 펜션 사고 내 보일러 배관. (뉴스1 DB) © News1

강릉 펜션 사고를 일으킨 콘덴싱 보일러의 배관이 어긋나게 된 원인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 보일러 설비업자에게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제기되는 각 상황의 발생 가능성을 물어봤다.

전문가는 배기구가 벌집 등 이물질에 막힘, 누군가 임의로 본체나 연통을 건드림, 잘못된 시공으로 부실한 배관이 가스압에 의해 4년간 조금씩 올라감, 불법 증축으로 말미암은 문을 여닫는 충격에 따른 것 등의 순으로 꼽았다.

사고 발생 후 관련기사를 틈틈이 확인해보고 있다는 한 보일러 대리점 사장 A씨는 24일 “벌집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물질이 연구(연기가 빠져나가는 통로)를 틀어막고 있다면 알려진 대로 불완전연소가 일어나며 압력을 이기지 못한 배관이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누군가 임의로 연통에 손을 댔을 가능성이다. 이는 앞서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열흘 전까지만 하더라도 보일러에 문제가 없었다”는 펜션 주인의 진술이 사실일 경우에 해당된다.

A씨는 “보통 점검을 다니다보면 보일러실에 빨래 등을 널어놓거나 하는 일이 있는데 좁은 공간인 보일러실에서 무의식적으로 기계를 치거나 하는 등의 충격으로 연통이 빠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사고 전 열흘간부터 당일까지 누가 보일러실에 출입했는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그러면서 “수사결과를 봐야겠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의 순위가 엇비슷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세 번째는 애초 잘못된 시공으로 제대로 연결되지 못한 배관이 지난 4년간 가스압에 의해 조금씩 밀려나온 경우다.

A씨는 “콘덴싱 보일러는 폭발 점화하며 나오는 가스압으로 연통이 밀려올라간다”며 “이를 위해 배관을 잡아주는 콘덴싱 전용 연도를 사용해야 하고 내열실리콘 처리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보일러는 내열실리콘 처리도 안 돼 있거니와 연결한 배관을 고정해줄 나사못 하나 없다”며 “배관을 연결했을 때 쉽게 이탈하지 않도록 헐겁지 않게 해주는 고무패킹도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무패킹 © News1
고무패킹 © News1
그는 마지막으로 불법 증축에 따른 문을 여닫는 충격으로 연통이 빠졌을 경우에 대해 “배관은 직접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으면 쉽게 빠지지 않기에 가능성은 가장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수사본부는 펜션 주인과 최초 건물주, 보일러 설비업자 등 관계자를 소환해 해당 내용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또 가스안전공사가 건물 준공 당시 가스설비 완성검사에 적합 판정을 내린 배경을 조사하는 한편 이후 정기 점검의무가 있는 LPG 공급업체에 대해서도 지침을 따랐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 수사본부 관계자는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광범위하게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강릉=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