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한국수영 사상 처음 금메달을 획득한 ‘마린보이’ 박태환이 젖산을 이용해 지구력을 키울 때 가장 중요했던 포인트가 무산소성 역치다. 이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했다. 젖산이 혈액에 축적되기 시작하는 운동 강도의 수준을 일반적으로 무산소성 역치(Anaerobic Threshold) 또는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라고 부른다. 무산소성 역치는 운동에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유산소시스템에 의존하다가 운동 강도가 증가하면서 무산소 시스템에 의존하는 비율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운동 강도의 수준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마라톤을 할 때 초반에 천천히 달리다 스피드를 올릴 경우 갑자기 힘들어지고 피곤해지는 시점으로 말할 수 있다. 무산소성 역치가 최대산소섭취량 수준에 접근할수록(젖산이 쌓이는 시기가 늦으면 늦을수록. 같은 강도로 운동할 경우에도 산소를 사용해 운동할 수 있는 운동 시간이 길면 길수록) 운동 지속시간이 긴 수영이나 사이클 또는 달리기에서 더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 지구성 운동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만약 30분 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최대 운동 강도로 최소 30분간 운동(수영, 사이클링, 달리기 등)을 한다고 해보자. 이런 방법으로 운동을 완벽하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 시작할 때 운동 강도가 너무 낮으면 종반에 체력이 남아돌 것이며, 너무 강도 높은 운동으로 시작하면 후반에 힘들어 제대로 운동할 수 없을 것이다.
심박수로 운동 강도를 체크하는 방법이 있다. 30분 운동하는 동안 중간 10분간의 평균 심박수를 측정한다(이것은 심박수가 증가추세에 있는 초반과 힘든 운동으로 인한 후반의 심박수 감소 시간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만일 심박수 측정기를 착용하고 있다면 중간 10분 동안 매분 심박수를 읽어 중간 10분간의 평균 분당 심박수를 산출한다. 맨손으로 심박수를 측정할 경우에는 10초간의 심박수를 측정하여 분당 심박수를 산출하는 방법으로 중간 10분 동안의 평균 분당 심박수를 측정한다.
위와 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중간 10분간의 평균 심박수가 개인의 AT HR(무산소성 역치 심박수)이다. 이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운동을 할 때 30분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
보통 무산소성 역치 수준은 지구력 훈련을 한 사람과 안 한 사람이 다르다. 지구력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의 AT HR은 최대 심박수의 60~70% 정도이다. 최대 심박수가 180회라면 108~126회 사이가 된다. 지구력 훈련이 잘 된 우수한 선수는 AT HR이 최대 심박수의 90% 수준이다. 역시 최대 심박수가 180회라면 162회의 운동 수준에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라톤 훈련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에게서 지구력이 차이가 나는 이유다.
‘봉달이’ 이봉주는 한 대회를 준비하며 약 2000km를 달린다. 대회 3개월 전부터 하루 평균 20km 이상, 하루 최대 40km를 달린다. 이렇게 훈련해야 42.195km 풀코스를 지치지 않고(젖산이 쌓이지 않고) 시속 20km로 달릴 수 있다. 이봉주가 2000년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최고기록이 이런 훈련 과정을 통해서 나온 것이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한 뒤 대부분의 사람은 앉거나 드러누워서 쉬고 싶어 한다. 이것은 아주 안 좋은 현상이다. 젖산을 제거하거나 중화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젖산을 발생시킨 운동보다 훨씬 가벼운 운동을 계속 하는 것이다.
여러 연구결과에 의하면 최대심박수의 40~60% 수준으로 운동할 때 운동을 하지 않는 완전 휴식보다 혈액 내의 젖산을 더 빨리 제거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육상경기에서 중장거리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그대로 트랙에 쓰러지는 선수도 있지만 천천히 달리는 선수들도 있는데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운동선수들이 훈련을 한 뒤 꼭 걷거나 조깅을 하는 등 낮은 강도의 정리운동(Cooling Down)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젖산을 빨리 제거해 피로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한 스포츠 과학적 원리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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