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산에서 타미플루를 복용한 여중생이 아파트 12층에서 추락해 숨진 사고가 알려져 타미플루 부작용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른 가운데,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인플루엔자 자체도 신경 증상을 많이 일으킨다”며 속단을 경계했다.
이재갑 교수는 26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신경 이상 증세가 타미플루와 연관돼 있는지는 명확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타미플루는 독감의 전염력을 낮추고 그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항바이러스제다.
2009년 5월 우리나라에 신종인플루엔자(H1N1)가 상륙한 이후 대중적인 약이 됐다고 설명한 이 교수는 “환각 증상은 2005년부터 2007년 사이 일본에서부터 처음 보고 됐다. 당시에 10여 명 이상의 청소년이 환각증상을 겪고 일부는 자살하게 되는 상황들이 벌어졌다”면서 “일본이나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실제로 타미플루와 연관이 있는지 조사하는 연구가 진행됐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결론 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인플루엔자 자체도 신경 이상 증세를 많이 일으킨다. 뇌염, 뇌수막염도 일으키기 때문에 합병증으로 환각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대부분 일본에서 보고된 걸 보면 타미플루 복용군과 복용하지 않은 군을 비교했더니 (신경 증상) 발병 숫자가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10~16세 사이 아이들이 이상행동으로 사망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신경증상은 10세 미만 아이들이 더 많이 생긴다. 그러나 10세 미만은 부모들하고 있는 시간이 많지만 10대 청소년들은 자율적으로 활동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이상증세를 일으키면 막기 어렵다”고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타미플루는 연간 200건 안팎의 부작용이 신고 되고, 섬망(초조함을 과도하게 느끼는 것)·환각 같은 신경 정신적 이상반응은 2014년부터 12건이 보고됐다. 앞서 2009년 남자 중학생이 “환청이 들린다”며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크게 다쳤고, 2011년에도 11세 남자 초등생이 추락사했다.
이 교수는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증상을 빨리 완화시켜 인플루엔자 합병증을 막는다. 현재 치료 받고 있는 분들이 부작용 걱정 때문에 치료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혹시나 자녀가 환각 증상을 호소하는지 부모님들이 잘 돌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약국에서 복약 지도를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인플루엔자 억제를 위해선 타미플루를 5일 동안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면서 “증상이 좋아졌다고 중간에 끊게 되면 내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약은 충분히 5일 동안 먹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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