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나라에 아기 물건 저렴하게 사러갔다가 카카오스토리 공동구매를 알게됐어요. 인터넷 최저가보다도 싸더라구요. 4월에 주문하면 6월부터 차례대로 보내겠다고 했어요. 처음 몇개는 오길래 믿고 기다렸는데 12월이 다 지나도록 물건이 안 오는 거에요. 환불을 요청했는데도 아무말이 없더라고요. 그제서야 아 이거 사기구나 싶었어요.”
김모씨(39)는 지난 4월 공동구매 업체인 A업체에서 분유와 기저귀 18만원어치를 구매했다가 8개월째 물건을 받지 못했다. 판매자에게 문자와 전화로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장은 없었다. 결국 김씨는 경찰서를 찾아 진정서를 접수했다.
최근 카카오스토리 등 SNS에서 공동구매에 참여했다가 물건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은 접수된 고소장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또다른 공동구매 업체 B업체의 관할서인 서울 양천경찰서는 “올해부터 계속 전국에서 관련 사건이 접수되고 있다”며 “업체 관계자들을 사기 혐의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업체들은 카카오스토리 등 주부들이 주로 사용하는 SNS에서 기저귀, 장난감, 물티슈, 공기청정기, 청소기 등 육아용품이나 생활용품을 인터넷 최저가의 50~70%정도의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한 업체의 경우 온라인에서 7만원대에 파는 분유를 3만5천원에 판매한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판매자들은 ‘4~5개월 뒤 순차발송된다’고 구매자들을 안심시켰지만 점점 약속한 기간이 지나도 물건을 받지 못한 피해자들이 나타났다. 길게는 1년 이상 물건을 받지 못한 피해자도 있었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업체당 피해금액은 1억4000만원에서 4억8000만원까지 상당했다. 한 업체의 경우 현재 중고거래사기 방지 플랫폼 ‘더치트’에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사람만 135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피해금액은 50만원에서 670만원까지 다양했다.
일부 물건을 보내주거나 환불을 해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처음 주문하는 소액 물품은 보내주다가 점점 물건을 보내주지 않았다”며 “경찰서에 찾아가 신고하고 문제가 커진 일부 구매자들의 경우에만 조금씩 환불을 해주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피해자들은 공동구매 페이지에 남긴 항의 댓글이 삭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은 구매한 물건이 오지 않자 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하고 12월 ‘카스 공구사기 피해공유 채팅방’을 개설해 대응에 나섰다. 이 채팅방에는 8개 가량의 업체에서 공구사기를 당한 피해자 190여명이 모여있다.
뉴스1은 업체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다만 A업체는 SNS 페이지를 통해 “사기였으면 제대로 잠수 탔을 것”이라며 “지연은 됐지만, 업체에서 출고 환불 모두 진행한다고 하니 기다려달라”고 해명했다.
B업체 역시 페이지를 통해 “예약 공구라는 게 어떤 공구처에서도 지연이 있기 마련”이라며 “믿고 기다려준 고객들에게 꼭 물품을 배송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인터넷 물품사기는 대면거래가 가장 중요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안전거래를 이용하는게 좋다”며 “사이버캅이라는 어플에서 휴대폰 전화, 계좌번호를 조회하면 사기계좌인지, 사기 번호인지 나오니 꼭 확인을 하고 거래 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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